국방비 인상 공식화…GDP 대비 얼마까지 증액할까?

전문가 국방비 인상을 GDP 대비 3.5~5% 예상
국방비 증액 우리 입장에서 수용 용이한 선택지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요구였던 국방비 인상 계획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내민 ‘안보 청구서’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이번 정상회담 핵심 의제였던 ‘한미동맹 현대화’ 과제 중 우리 정부가 비교적 수용할 수 있는 사안을 전략적으로 고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5%까지 증액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들은 직접 국방비 3.5%, 간접 국방비 1.5%로 미국과 협상한다면 우리 재정에 큰 무리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국방비 인상과 관련해 “국방비만 콕 집어서 3.5% 인상한다고 선제 조치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 소극적으로 끌려다닐 필요없이 주도적으로 먼저 협상카드를 내밀면서 수치를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트럼프 행정부 압박에 인상했던 GDP 대비 5% 수준도 큰 부담이 안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NATO식 기준으로 대구·광주 군공항 이전 등 군 관련 인프라 비용을 간접 국방비 1.5% 책정하고 남은 3.5% 직접 국방비를 국방중기계획 일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수석연구위원은 “2035년까지 직접 국방비를 올린다면 10년 동안 1.18%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고명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GDP 3%는 달성 가능하기 때문에 간접 비용을 추가하면 5% 인상도 무리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고 실장은 최근 발간한 ‘트럼프 2기의 미 외교안보: 개인化된 외교와 전통적 기조의 지속’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기도 전에 이미 2029년까지 국방예산을 GDP 3%대까지 확대하기로 계획했다”며 “향후 주한미군 주둔 비용 같은 간접 부분까지 추가한다면 명목적인 5%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직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목표치를 정확히 제시하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국방비 증액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는 주한미군의 규모·역할 변화와 전략적 유연성 확대, 한국군 역할 확대, 국방비 증액 등 ‘한미동맹 현대화’ 이슈 중 우리 입장에서 수용하기 비교적 용이한 선택지였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핵 대응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역량 확보를 위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한국 입장에서 국방비 인상을 지속 추진해온 만큼 회담 전부터 한미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자국 안보는 스스로 지켜야한다면서 동맹국들에 국방비 인상을 압박해왔고, GDP 대비 5%라는 새 국방비 지출 기준을 제시했다.

NATO 회원국들은 트럼프 압박에 밀려 2035년까지 국방비를 간접비 포함 GDP의 5% 수준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직접 국방비는 3.5%이고 나머지 1.5%는 국방 관련 간접 인프라에 대한 투자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에도 국방비 인상을 압박해왔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 국방예산은 61조2469억원으로 GDP 비중은 2.32%다.

지난해 말 마련된 ‘2025∼2029년 국방중기계획’을 보면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2026년 66조7000억원, 2027년 72조4000억원, 2028년 78조3000억원, 2029년 84조7000억원 수준으로 계획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우리 군사 장비의 큰 구매국가”라며 미국산 무기 구매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산 무기 도입 비용은 우리 국방비 중 방위력개선비의 상당 부분을 이미 차지하고 있는데 국방비를 늘리면서 미국산 무기 도입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신 수석연구위원은 “상호 운용성 측면에서 미국산 무기를 사고 전시에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쟁관계에 있는 방위 산업 영역에서 미국산을 무기를 사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제일 비싼 무기 중 하나인 F-35 등 전투기 추가 판매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산 전투기를 추가 구매하면 우리가 개발한 KF-21 전투기의 대당 단가가 올라가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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