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MBK 행정 제재 착수 국민연금 ‘투자손실’ 여부 조준

검사의견서 발송, 절차 돌입
중징계 땐 운용사 박탈 우려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에 대한 행정제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MBK의 ‘사기혐의’를 부각했다면 이찬진 원장은 출자자(LP)인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 여부를 조준한 것이다. MBK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될 경우 한국 시장 내 운신의 폭은 좁아질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은 MBK 본사 현장 조사 이후 검사 의견서를 보내며 제재 절차를 시작했다. 해당 의견서에는 이복현 전 원장 때 올 상반기 실시한 MBK 현장 검사 내용이 담겨 있다.

금감원은 이찬진 원장 취임 이후 홈플러스 사태 재조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MBK의 불건전 영업 행위 여부를 입증한다는 조사 기조는 동일하나 이찬진 원장은 MBK로 인한 국민연금 등 LP의 투자 손실 가능성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5826억원을 투자했다. MBK는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저하로 단기신용등급이 강등된 시점에 RCPS 상환권 소유자를 투자자에서 발행사로 변경했다. 당국은 해당 조건 변경 과정에서 MBK가 국민연금과 합의 없이 진행한 점을 문제 삼는다.

금감원은 검사의견서에 대한 MBK의 소명, 답변을 받은 뒤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이후 최종 의사결정은 금융위원회 몫이다. 제재 수위는 ‘기관주의-기관경고-영업정지-등록취소’ 순이다. 기관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되며 만약 이러한 처분을 받게 되면 MBK는 국민연금 등 LP로부터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뺏길 수 있다.

MBK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 주력하는 6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 모집을 진행 중이다. 작년 말 기준 50억달러(약 7조원)의 LP의 약정을 끌어냈으며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원자력환경공단 등이 참여했다.

MBK는 해외 기관 자금 위주로 운용하는 만큼 국내 LP 자금 비중은 높지 않지만 국민연금이 GP 선정을 취소할 경우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국내에서 ‘조달은 어렵다’라는 신호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MBK를 염두에 둔 메시지를 남겼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은 물론 사모펀드 규제 개선에도 목소리를 냈다.

이억원 후보자는 전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 “PEF의 과도한 단기차익 목적의 기업지배 행태를 개선해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사모펀드의 공과를 점검하고 시장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PEF의 일부 행태는 시장과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MBK와 홈플러스 관련 금융당국의 조사와 검찰 수사에 협조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고 진행 중인 검사·감리도 잘 살피겠다”고 했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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