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석화업계는 감축, 또 감축 중동은 COTC〈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정〉 앞세워 몸집 불리기

동북아 3國 NCC 설비 대대적 감축
중동, 가격 경쟁력 앞세워 증설 가속
“재편에도 단시일내 수급 개선 난망”


한국·중국·일본 석유화학 업계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앞다퉈 줄이고 있다. 반면 산유국인 중동은 값싼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 나서며 대조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북아는 중동발 물량 공세에 공급 과잉의 늪에 더 깊이 빠지며, 몸집을 줄여도 숨통이 트이지 않는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10대 석유화학사는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사업재편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핵심은 ▷NCC 270만~370만톤 감축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 ▷지역경제 충격 최소화다. 정부는 연말까지 각사로부터 자구안을 받아 감축안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더 앞서 2014년 이후 정부 주도로 NCC 통폐합을 추진, 2020년까지 설비 20% 감축을 발표해 축소를 진행 중이며 지금도 추가 감축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도 과잉설비를 줄이기 위해 전면 개편을 착수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동북아 3국이 각각 줄이게 되는 NCC 규모는 한국 270만~370만톤, 일본 240만톤, 중국 742만~1133만톤 수준이다. 2024년 말 동북아 4개국(한국·중국·일본·대만)의 NCC 규모는 7675만톤에 달했는데, 2027년 동북아 NCC 설비 규모는 8612만~9003만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감축으로 인해 남은 설비 가동률 상승이 예상된다. 신영증권은 국내 NCC 설비가 줄어들면 가동률이 2024년 82%에서 2027년 92%로 오르며 단위당 원가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와 동일한 내수 수요와 잉여 생산량 감축을 전제로 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으면 스프레드(제품-원료 가격차) 회복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중동의 물량 공세는 본격화하고 있다. 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등 산유국이 잇따라 석유화학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잇따라 대규모 설비투자 프로젝트가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생산비용을 감축할 수 있는 COTC(Crude Oil To Chemical,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통합 공정)까지 도입하며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IBK경제연구소는 “중국·중동 설비 증설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전방산업 수요 위축으로 석유화학 수급 개선이 단시일 내 완화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 발표로 인해 추가적인 악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업체별 이해관계로 인해 연말까지 진행되는 각사별 자구책 마련은 잡음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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