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유찰 행렬’…공공 도심복합사업, 96%는 시공사 선정도 못해 [부동산360]

정부, 9·7 공급대책서 도심복합 시즌2 예고
2030년까지 수도권 5만가구 착공 계획
기존 도심복합사업지구 46곳 중 삽 뜬 곳 ‘0’
전문가 “사업성 높여야…공사비 현실화부터”


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주택 단지.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부가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됐던 ‘공공 도심복합사업’ 시즌2를 예고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에 5년간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하지만, 기존 사업지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실행력을 두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간 건설사 참여 저조, 주민 이견 등으로 도심복합사업 지연이 만연해 사업성을 높이는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에서 추진 중인 LH 도심복합사업 지구는 총 46곳, 7만5784가구 규모다. 이중 시공사 선정 단계까지 마친 사업지구(우선협상자 선정 제외)는 쌍문역 동측과 방학역 2곳(1059가구)에 불과하다.

사업승인이 난 곳은 5곳(8324가구), 지구지정 단계까지 마친 사업지는 14곳(2만2679가구)으로 절반에 못 미쳤다. 예정지구는 7곳(1만284가구), 후보지 단계인 사업지는 18곳(3만3438가구)이었다.


도심복합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2021년 ‘2·4 공급대책’을 통해 도입한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는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주민 갈등으로 정비사업을 하지 못한 채 노후·저층 주거지로 남아있는 지역에 용적률 혜택 등을 줘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 이를 도입했다. 공공의 사업 제안 및 후보지 선정→사전검토 및 주민 설명회→지구지정 제안 및 공람공고→토지 등 소유자 3분의 2 이상 동의→지구지정→사업계획 수립 및 승인→시공사 선정→착공→입주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이 같은 도심복합사업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공공 도심복합사업 시즌2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기존에 역세권 지구에만 적용되던 용적률 1.4배 완화 기준을 저층주거지로 3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구지정 및 사업승인 단계 절차를 개선하고 지자체에 주민대표회의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해 주민갈등을 방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또한 일몰제도 폐지해 도심복합사업을 상설화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추가 인센티브 적용 및 절차 단축 등 개선책이 이번 공급대책에 포함되긴 했지만 적정 공사비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공사비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민간사업장마저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에 이번 대책이 사업성이 낮은 공공주도 사업 참여 유인책이 되기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시공사 선정까지 마친 2곳의 사업지구도 공사비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다. 서울 연신내역 도심복합사업은 지난해 8월 사업자 공모를 두 차례 진행했지만 참여하겠다는 시공사가 나타나지 않거나 1곳만 응찰해 유찰됐다.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연신내역 도심복합사업 민간참여자 사업비를 기존 1939억원에서 2244억원으로 16% 상향 조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초 진행된 3차 재공모에는 금호건설·대보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 쌍문역 동측 도심복합사업도 지난해 8월 1차 사업자 공모가 이뤄졌지만 유찰됐다. LH는 사업비를 기존 2477억원에서 2548억원으로 약 3% 상향해 같은해 10월 2차 공모를 진행했다. 이에 두산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해 올해 초 시공사로 선정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공공 주도로 사업이 진행되면 공사비 수준이 민간 대비 낮아 건설사들은 불경기 때 사업성 위주로 살펴볼 수 밖에 없다”며 “도심복합사업을 비롯한 공공 사업은 공사비 현실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 건설사들에게는 새로운 수주 유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업 추진이 더뎠던 지역에는 인센티브 적용이 추진 동력이 될 수 있다”며 “공사비로 대형건설사까진 참여가 어렵더라도 중견·중소건설사들은 사업 발굴을 위해 눈여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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