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MBC 제공]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인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지난 주말 베일을 벗었다. 입헌군주제와 신분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가상의 21세기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 대신 타고난 ‘신분’ 때문에 평생을 발버둥 쳐 온 한 여자의 패기 넘치는 ‘프로포즈’로 포문을 열었다. 시청률은 단 2회 방송 만에 최고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주말 강자’의 등장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국 시청률 7.8%로 출발한 ‘21세기 대군부인’은 2화 시청률 9.5%를 기록, 경쟁작인 SBS ‘신이랑 법률사무소’를 제치고 주말 안방극장 1위에 올랐다. 특히 2회 최고 시청률은 11.1%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입증했다. 방송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마의 벽’으로 불리는 20%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
| [MBC 제공]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반응도 심상치 않다. 공개 직후 디즈니+ 한국 톱(TOP) 10 1위에 올라선 ‘21세기 대군부인’은 시청 수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13일) 디즈니+ 톱 10 TV쇼 부문 글로벌 4위에 등극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에서는 1위, 브라질 2위, 멕시코 4위, 캐나다·호주 5위, 미국 6위 등 총 44개 국가 및 지역에서 TOP 10에 진입했다. 웨이브에서도 첫 방송 이후 줄곧 TOP 20 순위 1위를 유지 중이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아이유와 변우석의 만남이라는 화제성을 넘어, 첫 화부터 기존 로맨스 문법을 과감히 비튼 흡입력 있는 서사로 작품 자체의 탄탄한 완성도와 흥행 저력을 동시에 증명했다. 단순한 신분 상승 서사가 아닌, 신분에 얽매인 개인의 욕망과 선택을 내세운 점이 여타 ‘신분제’ 로맨스와 차별화된다.
드라마는 출발선부터 달랐다. 주인공 성희주(아이유 분)는 돈과 외모, 두뇌 등 모든 것을 가졌지만 신분을 가지지 못해 늘 짜증이 나 있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수동적으로 누군가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스스로 선택하고 돌파하는 데 익숙하다.
![]() |
| [MBC 제공] |
성희주는 신분제 사회에서 자신의 ‘신분’으로 인한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성격대로 ‘한계’를 받아들이는 대신 그것을 불도저마냥 개척하는 선택을 내린다. 소개팅에 나온 상대에게 자신을 밀어 올려 줄 능력이 있냐고 묻는 여주인공. “나는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어요.” 가난하지만 밝고 착하고, 결국 사랑과 성공을 얻는 ‘캔디형 여주’와는 확실히 다르다.
그런 성희주의 선택을 받은 사람은 왕실의 차남인 이안대군(변우석 분)이다. 그는 모든 면에서 뛰어나지만, 왕이 될 형을 대신해 평생을 ‘포기’를 강요받으며 살아온 인물이다. 죽은 형의 뒤를 이은 조카를 위해 섭정을 하는 지금도 그는 ‘왕을 위협하는’ 존재일 뿐이다.
국민들의 사랑이 커지는 만큼 더욱 심해지는 외척의 견제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이안대군. 그늘 아래에 있어야 하는 운명, 그리고 왕족의 권력과 책임, 그사이에 놓인 그는 혼인을 하자는 성희주의 제안에 이렇게 답한다. “조건을 읊어봐. 내 친히 셈을 해볼 테니.” 역시나 기존 로맨스 속 ‘구원자형 남주’와는 분명 다른 결이다.
초반부터 ‘프로포즈’ 카드를 꺼낸 이 드라마의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주인공의 ‘계약 결혼’이 신분 타파·운명 개척 등의 키워드와 맞물려 어떠한 로맨스로 전개될지다.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은 “이 드라마에서 지금까지 봤던 여타 다른 드라마와는 또 다른 설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은 흐름으로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
| [디즈니플러스 제공] |
21세기 입헌군주제라는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완성도 높은 미술과 세트도 몰입감을 더하는 요소다. 드라마는 상징적인 존재이지만, 그 상징마저도 권력이 되는 왕실 내부는 전통의 미를 최대한 살렸고, 반대로 왕실 밖의 공간에서는 공간과 상황에 맞게 전통의 향을 입힌 현대의 미를 선보인다.
특히 왕실 내부와 외부를 오가는 이안대군과 자식인 왕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윤씨 대비(공승연 분)는 차림새만으로도 ‘왕실’과 ‘전통’에 대해 두 캐릭터가 가진 가치관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박 감독은 “궐 내에서 왕실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어떤 복식으로 생활할지 많이 고민했다”면서 “궐에서는 조금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넣었고, 외부에서는 장소에 따라 의상 등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변우석은 “이안대군의 스타일링은 과거의 아름다운 전통 한복의 느낌과 현대적 느낌의 옷을 섞으면 좋지 않을까 고민한 결과”라면서 “이안대군의 옷이 은은하게나마 전통이 담겼으면 하는 느낌으로 다가갔다”고 했다.
![]() |
| [MBC 제공] |
높은 화제성만큼이나 드라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당장 배우들의 ‘연기력’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선재 업고 튀어’의 차기작으로 ‘21세기 대군부인’을 택한 변우석의 연기력에 대한 반응이 특히 엇갈린다. “표정 없이 대사만 읊는다”, “로봇 같다”는 지적과 함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군의 처지를 잘 반영한 연기”라는 평도 있다. 아이유 역시 과한 연기가 극 몰입을 방해한다는 비판과 함께 “집요하고 극성맞은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초반부 전개가 속도감 있게 흘러가고 있는 점이 좋았고, 결국 이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가 시청률을 가를 것”이라면서 “연기력 논란은 그만큼 화제가 되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작품이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