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된 부동산…與 “공공 주도 공급” vs 野 “규제 풀어 민간 공급” [이런정치]

與 주택시장안정화TF 구성…공급 입법 논의
“부적절한 발언” 국토차관 논란 공식 사과
野, 대표 이끄는 부동산정책 정상화 특위 출범
張 “586 위선자의 잘못된 사회주의 경제실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발표한 사법개혁안의 반응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김해솔·양근혁 기자]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일주일 만인 22일 여야가 보완책 마련을 위한 특위를 각각 띄우고 나섰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 및 규제 지역으로 묶은 이번 대책이 수도권 실수요자의 반발 속에 내년 6·3 지방선거의 ‘블랙홀’로 급부상하면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공 중심’ 공급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후속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중심’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고, 수도권 중도·청년 표심 얻기에 들어갔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보고받았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단장을 맡고, 국회 국토교통·기획재정·정무·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이 참여한다. TF는 135만호 공급을 목표로 하는 9·7 대책을 뒷받침할 법안 20여건을 검토해 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일몰 기한을 폐지하는 ‘공공주택특별법’,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용지는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LH가 직접 시행하도록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등이 주요 법안으로 꼽힌다.

민주당의 TF 구성은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인한 여론 악화를 진화하기 위한 조치다. 여당이 정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TF를 꾸리는 것은 이례적으로, 내년 지방선거의 성패가 부동산 이슈에 달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당내에선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가 25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끝에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던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10·15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와 갭 투자(전세 낀 매매)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 등 정부 고위 관료가 갭 투자 의혹의 당사자가 되는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차관은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는 발언으로도 논란을 빚었는데, 민주당에선 공식 사과가 나왔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토위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해당 발언이 ‘지도부의 공식 입장인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며 “정책의 기조가 흔들리고 본질이 아닌 걸 갖고 공세를 받을 수 있는 언행 등에 대해서 각별히 자제해야 한다고 하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장동혁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위 첫 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에서는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가 이날 공식 출범했다. 이례적으로 장동혁 대표가 직접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박수영 정책위 부의장, 서울 지역구를 둔 조은희·조정훈 의원, 경기 지역구인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권영진 국토위 야당간사, 강민국 정무위 야당간사,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장 위원장은 “좌파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동산 참사가 어김없이 반복됐다”며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586(50대·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운동권) 정권의 위선자들이 자행한 잘못된 사회주의 경제실험이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해온 중산층과 서민, 희망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의 주거사다리를 번번이 걷어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죄악시하며 현금부자의 부동산 천국을 위해 국민에게 ‘주거 지옥’을 강요하는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위험한 폭주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간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위 부위원장을 맡은 김도읍 의장은 “정부는 135만호 공급만 외치며 모든 부담을 LH에 떠넘기고 있는데, LH는 이미 160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빚더미 공기업”이라며 “민간의 자율 공급을 막은 채 LH에 의존하는 것은 개발 독재식 주택 정책”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규제를 풀고 민간이 자유롭게, 신바람나게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따라서 노란봉투법을 철회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은 합리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정책수석은 앞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재초환) 폐지법,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 등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향후 정비사업 지역, 신혼부부·청년 방문 등 현장 중심의 특위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내 ‘부동산 국민 고충 센터’도 신설하기로 했다.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개편은 여야 모두 거리를 두고 있다. 앞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 차원에서 가능성을 시사한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 “검토도 논의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당 차원에서 (세제 논의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