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대상 선정 후 향후 절차 조율
롯데·HD현대 측 8000억 유상증자 제시
만기 연장, 신규 자금 공급 등 논의할 듯
기존 대출 영구채 전환 등 협의도 예상
신규 대출 규모 등 두고는 입장차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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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케미칼 공장 전경. [HD현대케미칼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충남 대산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폐합하는 사업재편안을 내놓은 가운데 채권금융기관이 본격적인 금융지원 방안 논의를 시작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총 8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을 약속하며 채권단에 기존 부채에 대한 상환 기간 연장과 신규 투자 자금 대출을 요청했다. 이와 별개로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은 이들 기업의 자구계획 적정성을 살펴 금융지원 규모와 조건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1월 중 사업재편계획 및 금융지원 방안이 확정돼 사업재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5일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채권단 자율협의회를 소집해 첫 회의를 연다.
이는 양사가 지난달 26일 산업통상부에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을 바탕으로 산은 측에 금융지원을 신청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 9월 30일 석유화학기업 채권단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이 체결된 이후 실제 자율협의회가 소집된 것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협의회는 이날 회의에서 사업재편계획과 금융지원 신청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재편 대상 기업으로 선정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공동실사 등 향후 절차에 대해 조율한다. 석화기업 자율 구조조정 1호 사례로서 지원 대상 선정 절차는 사실상 형식에 불과해 사업재편계획 및 자구계획에 대한 타당성 검증 방안 등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협약에 따르면 자율협의회는 회사와 공동실사를 통해 사업재편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회사·모회사의 자구계획과 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제시한 자구계획의 핵심은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에 각각 4000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금융지원 조건으로 요구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구노력’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직접적인 자금 수혈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0%, 4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로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롯데케미칼이 물적 분할하는 대산 NCC 법인과 합병하면 두 모회사가 5대 5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바뀐다.
이 밖에 자구계획에는 ▷롯데케미칼 대산 NCC 일부 폐쇄 ▷HD현대케미칼 생산설비 효율화 ▷양사 생산설비 일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원 방식으로는 만기 연장과 신규 자금 공급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재편이 끝날 때까지 현재 금융조건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이자유예, 이자율 조정 등도 포함될 수 있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석화기업 대부분은 장기간 적자가 누적돼 있어 대출이 많고 부채비율도 높기 때문에 기존 대출 건을 연장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 금융지원 요청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 문서상 요청한 사안은 아니지만 영구채를 발행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원 과정에서 기존 대출을 영구채로 전환하거나 신규 대출을 영구채로 발행하는 방식을 취하면 기업이 원하는 만기 연장, 신규 자금 확보와 함께 부채비율까지 낮출 수 있어 사업재편에 유리하다.
다만 사전협의 과정에서 금융지원 규모를 두고 의견차가 컸던 만큼 공동실사 등 과정에서 치열한 줄다리기가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신규 자금 대출 규모를 두고는 채권단 측이 각 사에 대폭 감축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은 통상 2~3개월 소요되는 실사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금융지원 방안을 확정하고 산업부의 사업재편계획 심사 승인에 무리가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내년 1월 승인을 목표로 사업재편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각 기업의 재무 상황과 자구안의 적정성, 사업재편 효과나 수익성 전망 등을 확인하는 실사”라며 “당장 양사가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제시했지만 필요하면 증액을 요구할 수 있고 추가 자구계획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