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보다 강렬했다”…스크린 뒤흔든 ‘보석’의 인문학

영화 속 조연 아닌 주역으로
민은미 작가 ‘영화가 사랑한 보석’ 출간
욕망과 서사를 잇는 주얼리 아카이브


[제이앤제이제이(디지털북스)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영화 ‘타이타닉’의 운명을 가른 것은 주인공의 대사가 아니라 목에 걸린 ‘블루 다이아몬드’였다. 이처럼 스크린 속에서 단순한 소품을 넘어 서사를 이끌어가는 보석의 역할을 조명한 신간이 나왔다.

주얼리 칼럼니스트이자 보석감정사인 민은미 작가는 인문 에세이 ‘영화가 사랑한 보석, 스크린 속 주얼리 이야기’를 오는 15일 출간한다. 2024년 발간된 ‘그림 속 보석 이야기’에 이은 ‘주얼리로 읽는 예술’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저자는 까르띠에, 티파니, 샤넬 코리아 등 글로벌 명품 하우스에서 근무하며 쌓은 현장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보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책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물랑 루즈’, ‘오션스 12’, ‘상의원’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37편의 영화를 분석하며, 보석이 어떻게 캐릭터의 욕망과 사랑, 권력과 상실을 상징하는 시각 언어로 작동하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단순히 화려한 장신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는 보석이 놓인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 실제 보석의 역사적 가치를 함께 짚어낸다. 특히 저자가 직접 라이선스를 확보한 영화 속 명장면 스틸컷들을 수록해 독자들이 시각적으로도 주얼리 아카이브를 향유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얼리 칼럼니스트·보석감정사인 민은미 작가. [제이앤제이제이(디지털북스) 제공]


민 작가는 서문을 통해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 가장 먼저 이야기를 전하는 존재가 보석일 때가 많다”며 “보석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독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이미 100여년 전부터 영화와 주얼리 산업이 긴밀히 협업하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왔다. 저자는 이러한 창조적 공생 관계를 분석하는 동시에, 한국의 주얼리 역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기대하는 산업적 제언도 잊지 않았다.

영화 애호가에게는 작품을 읽는 새로운 프레임을, 주얼리 애호가에게는 스토리가 담긴 컬렉션을 선사하는 이 책은 보석을 ‘과거의 유물’이 아닌 ‘진화 중인 문화’로 재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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