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우크라 안전보장안 완료…러 “서방군 주둔 반대”
돈바스 문제는 난항…“러 양보 요구에 우크라 미동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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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미국이 중재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3자 회담이 재개를 앞두고, 전쟁 당사국 간 타협점 모색이 본격화하고 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인 서방의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새 국경선 설정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안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전보장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확고한 안전보장 약속”이라며 “문서는 100% 준비됐고, 파트너들과 서명할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명 후 해당 문건을 비준을 위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보장안은 종전 이후 러시아의 재침공을 억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체결할 방위협정으로,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러 방어체계 강화를 위해 미국과 유럽이 장기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합의한 이 안전보장안에 러시아가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러시아는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미·러·우 3자 회담 직후, 서방 군대의 우크라이나 주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안에 서방의 군사적 역할이 포함되는 것을 전면 거부해 온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앞서 영국·프랑스·우크라이나 정상은 이달 초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마친 뒤, 우크라이나에 다국적군을 배치하겠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이른바 ‘인계철선(tripwire)’을 설치해 유사시 자동 개입을 보장하고, 방어와 재건, 서방과의 전략적 연대를 담보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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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안전보장안이 완료됐다고 밝힌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타협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서방의 동유럽 세력 확장을 우크라이나 침공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며, 서방 군대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종전 협상에서 논외로 간주해 왔다.
서방의 안전보장 문제와 함께 종전 협상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 즉 새 국경선 설정은 여전히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협상단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영토 보전 원칙에 따라 이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지역, 즉 동부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전역을 포기하라고 압박해 왔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루한스크주 전체와 도네츠크주 대부분을 러시아에 점령당한 상태지만, 도네츠크주 일부 요새 지역에서는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을 내줄 경우 동부의 최후 방어선이 붕괴돼 러시아의 재침공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새 국경선 설정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이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모든 협상 당사국이 타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참여하는 3자 회담은 다음 달 1일 UAE 아부다비에서 재개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20개항 종전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3자 회담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부다비에서 미국의 20개항 계획과 문제 있는 의제들이 논의됐다”며 “처음에는 문제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 수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