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일 새 연준 의장 후보 발표”

“금융계 모두 알고 매우 존경받는 인물”
기존 3명에 리더 블랙록 CIO 급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 의장 후보자를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워싱턴DC의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 시사회에서 “내일 오전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금융계에서 모두가 알고,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 될 것”이라며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작업을 주도해 온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4명의 최종 후보 명단을 전달했다. 후보군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 ▷릭 리더 블랙록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이다.

리더는 최근 연준의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미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선 지난 25일 리더가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은 50%까지 치솟으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다음주 중 어느 시점”에 후보자를 발표하겠다고 말하며 “내가 보기엔 (새 의장 후보자가) 일을 잘할 인물이 될 것”이라 장담했다. 그는 연준이 설정하는 기준금리가 “용납할 수 없게 높다”고 지적한 뒤 “우리는 전 세계 어디보다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을 향해 신속하고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촉구해 왔다. 자기 뜻에 부응하지 않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파월 의장에 대해 연준 청사 개보수 예산 초과를 이유로 미 법무부가 수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도 연준이 전날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한 것에 대해 파월 의장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이자 비용으로 미국이 연간 수천억달러를 지불하게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외에도 연준 이사진에도 친트럼프 성향의 인물을 채울 방침이다. 파월 의장이 5월 임기를 마치고 연준을 떠날 경우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트럼프 책사로 불리던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에 더해 차기 연준 의장을 이사 자격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연준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파월 의장이 이사로 연준에 남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잔류는 법무부 수사와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마지막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연준 이사회에 남는다는 것은 금리 인하를 추진하기 위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기 위한 선택”이라며 “연준 이사회에 친(親)트럼프 성향의 인물 두 명을 추가 배치려는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 의장은 4년 임기의 의장직과 별도의 14년 임기 이사직에 각각 임명된다. 파월 의장은 2018년 의장직에 취임했지만, 이사직은 2012년 시작, 2014년 재임명돼 그의 이사직 임기 만료는 2028년 1월이다.

파월 의장의 수석 고문을 지낸 존 파우스트는 “파월 의장은 자신의 존재가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극단적 조치를 막는데 중요하다고 믿는다면, 큰 실망감을 느끼면서도 (연준에) 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영철·도현정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