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고’ 신뢰가능 거래환경 강조
이찬진 “거래소 구조적 취약점 해소”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이용자 보호 중심의 가상자산 감독·조사체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빗썸을 포함한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점검과 함께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효과적인 이행을 준비한다. 시세조종, 허위사실 유포 부정거래 등 주요 고위험분야에 대해선 기획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2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환경 조성’을 주요 전략으로 하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특히 “최근 빗썸 사고에 드러난 거래소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 해소 등 가상자산 시장 이용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규제·감독 체계 대폭 보완 지원과 제도의 효과적 시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이에 최근 신설한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준비반’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발행과 거래지원 관련 공시서식·절차·방법 등 공시체계를 마련하고 디지털자산업자·스테이블코인 발행인 등 인가심사 업무를 위한 매뉴얼도 만들 계획이다.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 수수료 구분 관리와 공시 세분화도 추진한다.
가두리·경주마 등 가상자산 시장 특성을 이용한 시세조종이나 시장가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주문을 이용한 시세조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허위사실 유포 부정거래 등 시장질서를 크게 훼손하는 주요 고위험분야에 대해선 기획조사를 실시한다.
이상급등 가상자산을 초·분 단위로 분석해 혐의구간·그룹 등을 자동적출하는 기능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텍스트 분석 기능 등도 개발해 도입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감원의 감독행정 권한 행사에 대한 통제가 소홀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면서 내적 쇄신도 강조했다. 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감독행정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 부여, 공공기관 지정 유보 등 결정 과정에서 투명성 및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원칙적으로 중간 검사결과 발표를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공익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발표할 수 있도록 절차 등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간 금감원은 검사가 끝나지도 않은 중간 결과를 공개해 금융회사에 낙인을 찍고 금융시장에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금융회사의 수검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시검사 사전 통지기간을 확대하고 제재대상자가 검사 부서장에게 의견 청취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권익보호기준에 명시해 방어권 보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미한 위반행위는 준법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제재조치 면제하는 등 자율시정 기회를 부여하고 누구나 제재내용·결과를 검색·열람할 수 있도록 제재공시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법조인 중심에서 학계, 연구원 등으로 제재심의위원회 내 민간위원의 직역 편중도 해소하기로 했다.
김은희·박성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