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조선 3사, 이미 작년 수주량 절반 채웠다…대형사 낙수효과에 주력 선종 발주도 늘어

최근 2달간 옵션 포함 16척 수주
대한조선 8척…케이조선·HJ중공업 각각 4척
대형조선사 도크 부족에 기회 생겨
수주량 증가에 실적도 고공행진


대한조선 야드 전경. [대한조선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HJ중공업 등 국내 중형 조선 3사의 상승세가 무섭다. 연초에 지난해 전체 수주 척수의 절반이 넘는 선박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대형 조선사들의 도크(건조 공간) 여유가 부족해지자 중형 조선사들에도 기회가 찾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일감이 계속 쌓이면서 중형 조선 3사의 영업이익도 치솟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형 조선 3사는 현재까지 총 16척의 선박(옵션 4척 포함)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 척수(30척)의 절반을 넘어섰다.


대한조선은 최근 2달간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8척을 수주했다. 수주액만 1조2000억원이다. 케이조선은 지난달 말 유럽 선사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 약 2900억원 규모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HJ중공업도 최근 유럽 선사와 1만1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옵선 2척 포함)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 HJ중공업 부산 영도 조선소에서 1만TEU가 넘는 컨테이너선이 건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중형 조선 3사는 지난해에도 준수한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수주 실적은 89만3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30척으로 전년(80만CGT, 27척) 대비 11.6%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5643만CGT)이 전년(7678만CGT) 대비 27% 위축됐음에도 중형 조선 3사의 수주량은 늘어났다.

케이조선의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케이조선 제공]


지난해 대한조선(35만6000CGT), 케이조선(34만6000CGT) 수주량은 전년 대비 각각 47.1%, 4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HJ중공업 수주량(31만1000CGT → 19만1000CGT)은 38.6% 줄었다. 다만 특수선 분야에서 수주를 이어가면서 상선 사업에서의 부진을 메웠다. HJ중공업은 지난해 말 3800억원 규모의 고속정 4척과 해경의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량이 증가한 건 대형 조선사들의 일감이 밀려있기 때문이다. 대형 조선사들이 일찌감치 3~4년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도크가 부족하자, 선사들이 차선책으로 중형 조선사들을 택하고 있다.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입항하고 있는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HJ중공업 제공]


중형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 발주량이 증가한 점도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이 대표적이다. 원유 생산량 증가로 원유운반선 용선료(배 사용 비용)가 증가하자, 원유운반선을 확보하려는 선주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일감이 계속 쌓이자 국내 중형 조선 3사의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대한조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941억원으로 전년(1581억원) 대비 86.1% 증가했다. HJ중공업 영업이익은 9배 이상 늘어난 67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케이조선 영업이익은 847억원으로 전년(158억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중형 조선사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신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HJ중공업은 지난달 연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미 해군과 MSRA를 체결했다. MSRA는 미 해군이 인증하는 함정 정비 자격이다. HJ중공업은 지난해 말 수주한 미 해군 소속의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MRO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조선, 케이조선은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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