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셈법 복잡해 사실상 협상 난항 상태
업계 “실효성 있는 정책 지속 지원” 촉구
정부가 석유화학 구조개편 1호 프로젝트인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의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폐합을 승인하면서,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 중 나머지 두 곳인 여수·울산 사업재편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들 산단은 대산보다 더 첨예한 이해관계로 얽혀있어 사실상 협상이 난항 상태다. 업계에선 금융·세제 지원과 더불어 전기료 인하 등 실효성 있는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울산 석유화학 산단은 사업재편 최종안을 아직 산업통상부에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지난 연말 초안 형태의 재편안을 제출했으나, 구체적인 NCC 감산 수치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올해 1분기 내 최종안 제출을 압박하면서 양 산단도 오는 3월까지는 조율을 마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찍이 통폐합에 합의한 대산 산단과 달리 여수·울산은 사업재편 협상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발 과잉공급으로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사업재편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여수·울산은 상대적으로 대산보다 많은 업체가 모여 있고, 이에 따라 이해 셈법도 더 복잡한 상황이다.
여수의 경우 한화솔루션·DL케미칼 공동 합작법인인 여천NCC 3공장 폐쇄, 롯데케미칼 공장 셧다운 등이 검토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LG화학과 GS칼텍스 역시 가장 설비가 크고 노후한 LG화학 1공장을 폐쇄한다는 합의만 이뤘을 뿐 JV(합작법인) 지분구조 등 구체 논의로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S-OIL) 3사가 논의 중인 울산 산단은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사업재편 취지가 노후화된 설비 구조조정에 있는만큼 최신 대형 설비를 갖춘 샤힌 프로젝트까지 감축 논의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으로, 이 지점에서 타사와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첫 사업재편이 마무리된 만큼 다른 산단 협상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그럼에도 기업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표적인 것이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전기료 인하로, NCC 등에서 전력 사용이 많은 업계 입장에서는 가장 실질적인 원가 절감 방안이다.
유관 기관인 한국화학산업협회도 이날 정부의 1호 프로젝트 승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지속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는 “다만 현재의 구조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민간의 자구 노력은 물론,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금번 승인이 향후 구조재편 확산의 중요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에 힘써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박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