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매출 13조원 영업익은 97% 감소
개인정보 유출사고 12월 성장세 둔화
김범석 의장 “정부와 긴밀 협력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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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미국 본사인 쿠팡Inc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로 4분기 성장세가 주춤하며 ‘연 매출 50조’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창업주인 김범석(사진) 쿠팡Inc 의장은 이날 “개인정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쿠팡은 앞서 김 의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김 의장이 공식석상에서 육성으로 입장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美쿠팡, 작년 매출 49조원…4Q 하락이 발목=27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간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의 지난해 연 매출은 345억3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8% 증가했다. 원화로 환산한 연 매출은 약 49조11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50조원을 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4억7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전년 1.46%에서 1.38%로 하락했다. 첫 연간 영업흑자를 낸 2023년(1.93%)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억1400만달러로 연간 순이익률은 0.61%를 기록했다.
지난해 분기마다 이어진 성장세는 4분기에서 주춤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8억3500만달러(약 12조810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5% 감소했다. 직전 3분기 원화 환산 매출액은 12조8455억원이었다.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후 원화 기준 매출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지며 국내에서 벌어진 이른바 ‘탈팡(탈쿠팡)’의 영향으로 보인다.
4분기 영업이익은 800만달러(11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09%에 그쳤다. 4분기 당기순손실은 2600만달러(377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1억3100만달러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295억9200만달러(42조869억원)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6% 성장했다. 대만 사업과 파페치,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은 49억4200만달러(7조326억원)였다. 전년 대비 38%, 고정환율 기준으로 40% 증가한 수치다. 다만 투자를 늘리면서 성장 사업의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은 9억9500만달러(1조4137억원)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아울러 쿠팡Inc는 지난해 1억6200만달러(2319억8400만원) 규모의 클래스A 보통주 590만주를 자사주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김범석 “미래 구축 집중”…로켓배송 투자 확대 의지=김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모든 것은 ‘고객 감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고객은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며,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 같이 노력하고 있다”며 “쿠팡에서 고객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심각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고객 감동 선사에 집중하는 건 쿠팡을 항상 차별화한 요소”라며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라인업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 의지를 밝혔다. 그는 “미래를 구축하는 데에 계속 집중하겠다”며 “고객 경험 개선과 서비스 비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운영 전반에 걸쳐 더 높은 수준의 혁신과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사업과 관련해서도 “고객 경험이나 장기적인 확장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대만 사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인 14억달러를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관리자(CFO)는 “12월 성장세 둔화는 개인정보 사고에 기인했고, 올해와 작년 추석 연휴가 다른 분기에 있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활성고객 감소와 관련해서도 “개인정보 사고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4분기 활성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460만명으로, 직전 3분기 대비 10만명 감소했다.
다만 아난드 CFO는 “향후 몇 개월간 성장과 수익성이 둔화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개인정보 사고 영향은 전환기를 거치고, 고객 기대를 충족하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연중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쿠팡Inc의 실적 보고서에도 “최근 결과에 따르면 성장률에 대한 영향은 안정화됐고, 2026년 1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 당국은 건설적 동반자…조사에 긴밀히 협력”=김 의장은 이날 “쿠팡은 정부 당국과 건설적인 동반자로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대표도 “정부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스템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하겠다”고 말했다.
로저스 임시대표는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와 과징금 규모, 기타 조치 유무와 관련해서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했다. 그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개인정보 유출 사고 경과를 설명하면서 유출된 정보가 제3자에 의해 열람·악용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로저스 임시대표는 “쿠팡은 조사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 세부 사항과 조사 결과를 공유해왔고, 이번 사고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고 남는 오해가 있다면 해소할 수 있도록 향후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