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의원입법, 품질관리 공백 존재”
“이해 당사자 의견 반영 시스템 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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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같이 법으로 허용되는 서비스까지 규제를 만들고 법을 개정해서 금지하고 그런 서비스를 법정에 서게 만든다면 혁신 산업의 싹이 틀 수 없습니다.”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던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국회의 규제 행태를 이렇게 비판했다. 법원에서 타다의 렌터카 서비스를 합법으로 판결했지만, 국회는 일명 ‘타다 금지법’이라는 여객운수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국회에서는 2.5일마다 1건꼴로 새로운 경제 규제법이 제안되지만 이를 막거나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정부 발의 법안의 경우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 등 최소한의 장치를 거치지만, 의원입법은 규제가 초래할 부작용을 따지는 규제영향분석제도나 입법영향평가 등 제도적 장치가 부재하다. 이로 인해 정치적 논리에 따라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규제도 손쉽게 입법되는 구조다.
국내 발의 법안 중 대다수는 의원 입법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헌 이래 가장 많은 법안이 나온 지난 21대 국회서 발의된 의원 발의 법안은 2만3655건으로, 전체 중 비중이 역대 국회 중 처음으로 90%를 넘겼다. 이에 정부 발의안 및 상임위원회 발의안은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의원 발의가 전체의 97%를 상회하는 수치가 확인되기도 했다.
정부 발의안과 달리 의원입법은 사실상 견제 장치가 없다. 의원입법과 동일한 수준으로 남발되던 정부입법안은 김대중 정부 시절 과도한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것을 억제하고, 기존의 불합리한 규제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를 설치한 이후 줄었다.
규개위 도입에 따라 정부발로 규제를 만들려면 부처·당정 협의, 규제영향평가,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등 8단계를 거쳐 국회 제출까지 통상 5~7개월이 걸린다.
2016년에는 규제의 질적 관리를 위해 규제비용관리제도 도입했다. 각 부처에서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때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만큼 기존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장치다.
이로써 규제 폐지·완화로 인한 규제순비용 감축액은 도입 초기인 2016년 5587억원에서 2024년에는 8800억원으로 증가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규제 강화·신설로 인한 손실보다 규제 완화·폐지로 인한 이득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반면 의원입법 과정에는 이같은 점검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2013년부터 규제영향분석제도나 입법영향분석 제도를 도입하는 골자의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입법권 제한 반발에 막혀 모두 폐기됐다.
규개위 민간위원을 지낸 이혁우 배재대 교수(행정학과)는 “정부입법에 대한 규제관리가 강화되면서 행정부가 입법부를 통해 법안을 발의하는 이른바 청부입법이 늘었고, 의원들은 발의 실적을 쌓기 쉬운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입법에는 규제영향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양적으로 법률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할 뿐 아니라 부실 법안과 공동발의의 무책임성 등 제도적 흠결이 많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규제정책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의원입법에 별다른 견제장치가 없는 점을 지속 지적해왔다. 2018년에는 “의원입법안은 여전히 규제영향분석, 사후평가, 공청회 등 규제관리 절차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전체 규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입법 경로에 품질관리 공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2025년에도 “의원입법안에 대한 규제품질 관리가 여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는 “국회의 입법권 침해 소지를 배제하기 위해 평가수행기관으로는 국회입법조사처 등 국회 내 상설기구를 지정해 독자적 분석·검증 기능을 강화하되 평가수행기관에 관련 정부부처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