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장갑’의 기적..애런 라이 PGA 챔피언십 역전 우승

검정색 양손 장갑을 끼고 8번 홀에서 샷을 하고 있는 애런 라이. [사진=PGA 오브 아메리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애런 라이(잉글랜드)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친 끝에 제108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2050만 달러)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했다.

라이는 17일(미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로니밍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5언더파 65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로 공동 2위인 존 람(스페인)과 알렉스 스몰리(미국)를 3타 차로 제쳤다. 라이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3개로 5타를 줄였다.

경기 중 늘 양손 장갑을 착용하고 아이언 헤드 커버를 씌우는 등 자신만의 독특한 루틴과 겸손함으로 유명한 라이는 이번 우승으로 완벽한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라이는 1919년 제2회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던 짐 반스 이후 107년 만에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차지한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또한 골프 역사상 인도계 혈통 최초의 메이저 대회 우승자라는 타이틀까지 동시에 거머쥐었다. 라이는 2024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거둔 이후 자신의 13번째 메이저 대회 출전 만에 첫 메이저 제패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라이는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369만 달러(약 55억 2700만원)를 받았다.

라이는 우승 인터뷰에서 “마지막 홀 페어웨이를 걸어 올라갈 때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기립박수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메이저 우승이라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과거의 실수나 미래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매 순간, 매 샷에만 집중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로리 매킬로이는 “이 골프장 안에 있는 사람 중 애런 라이의 우승을 기뻐하지 않을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성실한 선수이며 이 자격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선두 스몰리를 3타 차로 추격하며 최종라운드에 나선 라이는 8번 홀까지 보기 3개(버디 2개)를 범해 우승 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9번 홀(파5)에서 12m 거리의 장거리 이글 퍼트가 홀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라이는 후반 9개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역전우승을 완성했다. 11번 홀(파4)에서 1.3m 버디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도약한 라이는 13번 홀(파4)에서도 1.8m 버디를 추가했으며 16, 17번 홀의 연속 버디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라이는 특히 17번 홀(파3)에서 20m에 달하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그린 주변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의 폭발적인 환호를 이끌어냈다.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스몰리는 이븐파에 그쳐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로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존 람(스페인)과 함께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5언더파 65타를 때려 최종 합계 5언더파 275타로 마티 슈미트(독일), 루드빅 오베리(스웨덴)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메이저 연승에 도전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 합계 4언더파 276타로 공동 7위를 기록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도 1타를 줄여 최종 합계 2언더파 278타로 공동 14위에 그쳤다. 셰플러는 대회 내내 1~1,2m의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치는 극심한 퍼트 난조를 보였다.

이민우(호주)는 최종 합계 1언더파 279타로 공동 18위, 김시우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1타로 공동 35위를 각각 기록했다. 마이클 김(미국)은 최종 합계 2오버파 282타로 공동 4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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