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K-푸드·뷰티 전전긍긍…원가 상승까지 우려

중동 수출 6000억 돌파한 K-푸드
올해 수출 전략 차질 우려

‘물류 동맥’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
K-푸드·뷰티 원가 상승 촉각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진·박연수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진출을 노리던 국내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물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중동뿐 아니라 해외 수출 전반에 악영향까지 우려된다. 해외 영토를 넓히려던 K-뷰티 산업도 이번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의 중동 지역 수출은 2024년 대비 22.6% 증가한 4억1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다. 인기 애니메이션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으로 인기를 끈 라면은 4750만달러(약 690억원)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스류·아이스크림도 전년 대비 30%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각각 480만달러(약 70억원), 380만달러(약 55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식품업계는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할랄식품 소비 인구를 겨냥해 현지 진출 전략을 강화해 왔다. 삼양식품은 할랄 인증을 받은 ‘불닭볶음면’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수출하고 있다. 농심은 부산 공장의 할랄 라인에서 생산된 ‘신라면’, ‘짜파게티’ 등을 수출 중이다. 오뚜기도 베트남 공장에 할랄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진라면’ 등을 수출하고 있다.

이들은 미주, 유럽에 이어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 비중을 키우려 했다. 정부도 UAE를 거점으로 K-푸드의 중동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공격적인 진출 전략을 펼치기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될 경우 원가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원맥, 원당, 식용 첨가료 등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환율과 유가, 물류비 전반이 오르면서 원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최근 제빵업체를 필두로 식품업계에서 이어진 가격 인하 흐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기록 중인 K-뷰티에도 제동이 걸렸다. 뷰티 기업들은 국내 시장 포화에 앞서 미국, 유럽, 중동 등지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중동은 해상 운임이 타 국가들에 비해 저렴해 매력적인 수출국으로 꼽혔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될 경우, 항로 우회 등에 따른 운임비 상승및 운송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UAE에 대한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66.0% 증가한 2억6522만달러(약 3889억원)를 기록했다. UAE를 포함한 중동 6개국(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쿠웨이트·오만·바레인) 수출액도 3억6838만달러(약 5400억원)로 전년 대비 53.7% 늘었다.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중동 비중 확대 흐름은 뚜렷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은 라네즈·이니스프리 고객 접점 확대와 코스알엑스의 4분기 반등에 힘입어 42% 신장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이란·미국 간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특히 포장재, 물류, 에너지 비용 등 일부 간접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업계 전반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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