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취소’ 사건 관련 내부 규칙 마련
사전심사 단계 강화…전담 헌법연구관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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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안대용 기자]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재판소원제 도입으로 새롭게 심리하게 될 ‘재판취소’ 사건 관련 내부 규칙을 마련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공포와 동시에 시행되는 만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친 것이다. 시행 직후 재판소원 신청 사건이 폭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사전 심사 단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헌재는 재판소원제 관련 내부 심판 규칙을 법률 시행과 동시에 적용할 예정이다. 전날(5일) 국무회의에서 재판소원제 규정이 담긴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상정·의결되면서 개정 법률은 공포 절차만을 남겨둔 상태다. 개정 헌재법은 부칙에서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르면 다음 주중 관보 게재를 통한 공포와 함께 시행될 전망이다.
재판소원은 법원 판결에 대해 헌재가 위헌 여부를 심사하는 헌법소원 제도다. 그동안 헌재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개정 헌재법에는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 ▷헌법·법률을 위반했거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재 결정에 반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을 경우, 소송 당사자가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헌재는 조만간 본격적으로 심사하게 될 재판소원이 헌법소원의 한 종류인 만큼 사건번호로 ‘헌마’ 기호를 부여하고, 기본적인 심리 방식은 동일하게 하기로 했다. 헌재법은 헌재가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한 후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되는 지정재판부에서 사전심사를 담당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지정재판부는 3인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재판관 9명으로 이뤄진 전원재판부에 사건을 회부하도록 돼 있다. 즉, 헌법소원 사건의 경우 재판관 3인의 지정재판부에서 사전 심사를 한 다음 재판관 9인의 전원재판부에서 본격적인 심리를 하게 되는 구조인데 재판소원 사건도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심리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재판소원 시행 직후 사건 접수가 폭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 심사 절차 강화를 위해 경력 15년차 안팎의 헌법연구관을 재판소원 사건에 대거 배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3년차 안팎의 헌법연구관 7명이 사전 심사 업무를 맡았는데, 헌재는 부장급에 해당하는 헌법연구관 8명에게 재판소원 사건 심사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기존에도 ‘재판취소를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 접수 사건이 많았는데 재판소원 시행 이후 자칫 ‘남소’(濫訴)로 이어질 수 있고, 시행 초기 사건 검토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재판소원 시행 후 접수 사건의 사건명은 ‘재판취소’로 규정하기로 했다.
헌법소원의 경우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만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충성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법조계에선 헌재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중심으로 심사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다른 구제 절차를 거치는 것이 당사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무의미한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각 사건마다 개별적인 판단을 통해 ‘하급심 확정 판결’도 심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환 헌재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로 출근하면서 “재판소원 제도 도입에 담긴 국민의 뜻과 기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헌재의 지혜와 역량을 모두 모아서 충실히 준비해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