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상황에 ‘내달 적용’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급등에도 동결 유력

오는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인상 힘들어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중동 정세 격화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가격이 급등했지만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20일께 2분기(4~6월)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료비조정단가는 현행과 같은 kWh당 5원이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LNG 등 단기적인 에너지 비용 변동분을 바탕으로 ㎾h당 ±5원 이내에서 산정된다. 현재는 상한선인 ‘+5원’이 적용 중으로 가정용 전기요금은 11분기 연속, 산업용은 5분기 연속 동결이다.

최근 중동 긴장 고조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전기요금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요금 인하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에너지 가격 흐름은 향후 전기요금 결정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국내 발전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LNG 가격이 중동 사태 여파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전기 발전 단가는 글로벌 LNG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러시아산 LNG가 글로벌 시장에서 배제되면서 2022년 2월 1일 글로벌 LNG 가격 지표인 JKM은 2022년 2월 1일 100만BTU당 23.705달러에서 같은 해 8월 25일 69.9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2022년 1월 톤당 117만원이던 한국의 LNG 발전 단가는 2022년 11월 2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에너지 수급 변화도 연료 시장을 자극했다. 러우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석탄 사용을 늘리면서 글로벌 석탄 확보 경쟁이 심화됐고, 국제 석탄 가격은 한때 톤당 400달러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탄은 이란 전쟁으로 사실상 폐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운송되지 않는다. 하지만 석유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석탄 추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유럽 가스 가격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53% 폭등했다. 발전회사들이 가스 발전을 석탄 발전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한국, 대만, 유럽연합(EU) 등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우 전쟁 당시 원료비 급등에도 불구하고 물가당국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에 요금 인상을 불허하면서 이들 기업의 재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 한전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도 부채는 여전히 206조원에 달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 역시 14조원을 넘긴 상태다.

이같은 이유로 생산 비용과 공과금이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CPI 산출 가중치에서 석유류와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85%에 달한다. 이로인해 2분기 전기요금은 원료비 상승에도 불구, 동결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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