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기뢰 창고, 미사일 벙커 초토화…”미국 하르그섬 타격은 석유시설 아닌 군사시설”

WP “중동 증파 美해병원정대, 상륙정·헬기·보병대대 등 포함”

이란의 석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 [뉴시스]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미국의 이란의 핵심 석유수출 기지 하르그섬 공습은 이곳의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군사시설 90여곳을 타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수행 중인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어젯밤 미군은 이란 하르그섬에 대한 대규모 정밀 타격을 수행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공격으로 (하르그섬의) 해군 기뢰 저장시설들, 미사일 벙커들, 그리고 여러 다른 군사 시설들을 파괴했다”며 “미군은 하르그섬에 있는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의 22㎢ 크기의 산호초섬이다. 연간 9억5000만 배럴을 처리해 이란의 원유 수출량 약 90%를 책임지는 유류 수출 터미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보석(crown jewel·가장 귀중한 자산)”으로 부르며 이곳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정권의 경제적 ‘생명줄’이자 전쟁 자금원인 하르그섬은 강철로 된 담벼락과 군인들이 보초를 서는 감시탑이 곳곳에 설치돼 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미군의 전날 공습은 이 같은 군사시설을 겨냥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부사령부는 하르그섬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중부사령부는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는 보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품위를 이유로 나는 이 섬의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미군이 하르그섬의 군사시설을 집중 타격하면서 석유 인프라는 보존한 데는 이란이 봉쇄한 중동의 원유 수출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르그섬 석유 인프라마저 파괴될 경우 국제유가 불안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르그섬을 통해 수출되는 원유의 주 수입국은 중국이다.

하르그섬이 있는 이란 남부 부셰르주 주지사실은 14일 이란 국영방송에 “미국의 하르그섬 공격에도 원유 수출 터미널에 있는 회사들의 활동은 정상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 섬이 인구 8000명에 대학, 모스크 , 아시리아 동방교회가 있다고 소개해 군시설이 있다는 미군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일각에선 전날 하르그섬 군사시설 공습이 이 섬을 장악하기 위한 미 지상군 상륙의 사전 정비 작업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는 약 2500명의 미 해병이 승선한 최대 3척의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며, 미 비영리단체 해군연구소의 USNI뉴스는 트리폴리함과 제31해병원정대 일부가 대상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해병원정대에 상륙정, 헬기, F-35 전투기, 그리고 약 800명의 보병 대대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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