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인데 17% 뚝’ 金값 …“이번엔 오른다” 기대 왜?

이란戰 이후 金 가격 17% 하락했지만

협상 가능성에 반등…온스당 2.5% ↑

“장기 펀더멘털 견고” 평가 속 중앙은행 금 매수가 변수

골드만삭스 “연말 온스당 5400달러” 전망

지난해 4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금은방에 진열된 금괴.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 전쟁 기간 동안 17%나 하락한 금 가격이 종전 이후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2.5% 이상 오른 4588달러를 기록했다. 4월물 금 선물도 4% 넘게 상승했다. 최근 조정을 거쳤던 금 시장이 다시 반등 흐름을 보인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현상은 전쟁 전 금값 폭등, 각국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금의 장기적 펀더멘털은 탄탄하다”고 보도했다.

최근 금값은 연초 고점 대비 약 17%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통상 전쟁이 발발하면 안전자산 대표격인 금값은 오르지만 이번 이란전쟁에선 달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기 때문이다. 금리와 금값은 역의 관계로, 금리인상 징후가 커지면 금값은 떨어진다. 투자자들이 금을 보유할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 수요 위축도 영향을 줬다.

특히 금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은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격 조정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불안이 극도로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마진콜 대응을 위해 금까지 매도하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날 금 가격이 상승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로 유가가 하락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미국은 최근 핵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골자로 한 15개 조항의 요구 목록을 이란에 전달하는 등 협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중재국을 통해 요구사항을 서로 주고 받는 등 기초 단계는 진행하고 있다. 이에 불완전한 휴전일지언정, 우선 휴전하고 후속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SBI 리서치는 종전 이후에 금과 은 가격이 빠르게 반등하는 회복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 최근까지의 하락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블룸버그는 “이번 하락은 올해 금 장기 강세장의 한복판에서 나타난 큰 조정 중 하나이지, 모든 것이 끝나는 순간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며 “달러에 대한 헤지 도구로서 금의 장기 펀더멘털이 견고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핵심 변수는 유동성과 각국 중앙은행의 수요다. 전쟁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각국이 유동성을 확대할 경우, 실물 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귀금속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위해 금 보유를 다시 확대할 가능성도 주요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부채 증가와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을 재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연말 금 가격이 온스당 54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금이 여전히 주요 안전자산으로서 수요를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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