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종량제 봉투, ‘평소 5배’ 하루 270만장 팔렸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21~27일
일평균 판매량 지난 3년 대비 5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종량제봉투 등 비닐류 품절 사례가 잇따르는 등 비닐 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25일 서울 도심 내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손인규 기자] 지난 한 주 동안 서울 내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평년 5배 수준으로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가 21일부터 이날까지 자치구별 종량제 봉투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하루 평균 총 270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년간의 하루 평균 판매량인 55만 장보다 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제 사재기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비축량이 많으니 시민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종량제 봉투는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또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등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든다. 폴리에틸렌은 원유를 가열해 분리한 나프타로 중합 생산한다. 문제는 최근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발생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평균 4개월 치, 21일 기준 약 6900만 장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 수급 불안은 없다고 보고 있다.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설과 관련해서는 종량제 봉투 가격은 관련 조례에 따라 정하는 사항으로,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자치구 두 곳에서 물량 부족 문제가 있었으나, 발주 계약을 완료하여 공급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자치구들도 자체적으로 사재기 자제 당부에 나섰다. 서울 동작구는 올해 상반기 종량제 봉투 제작·구매 절차를 정상적으로 완료하고, 현재 총 770만 매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동작구가 확보한 770만장은 ▷일반 가정용 306만장 ▷음식물 쓰레기용 203만장 ▷재사용 봉투 95만장 ▷대행업체 보관분 166만장이다. 31일까지 모든 규격의 봉투 납품이 완료될 예정이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철저한 사전 대비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니, 구민들께서는 불안감에 따른 사재기를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종량제 봉투는 생활필수품인 만큼, 원료 확보부터 제작, 공급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안정적인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역시 26일 자료를 내고, 생산업체 등과 협력해 기존 계약 물량의 조기 납품을 요청하며 일일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현재 소매점의 종량제 봉투 품절은 일시적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납품 인력을 확대해 공급 속도를 최대한 높일 계획”이라며 “구민들께서는 구청을 믿고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주시고, 세심한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통해 폐기물 감량에도 함께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체 228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123곳(54%)이 6개월 치 이상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기후부는 지자체가 보유한 종량제 봉투 재고는 대부분 겉면에 지역명 등 정보가 인쇄되지 않은 롤 형태로 보관되어 있어, 봉투가 부족한 지역이 발생할 경우 다른 지자체에서 빌려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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