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①]인천 국제학교, 무엇이 문제인가… 같은 국제학교 유치 다른 기준 ‘이중 행정’ 논란

영종, 위컴애비스쿨 공모
송도, 럭비스쿨 MOU로 사전협약
동일 사업, 공모 vs MOU 상반된 방식
국제학교 유치 정책 일관성 무너져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영국 워릭셔주 럭비스쿨에서 니콜라스 베이컨 이사장과 국제학교 설립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국제학교 유치 정책이 같은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돼 논란이 예상된다.

송도국제도시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영국 럭비스쿨 본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사전협약을 맺은 반면, 영종국제도시는 공모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내 같은 국제도시인 송도와 영종의 국제학교 유치 방식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행정의 신뢰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 4년 동안 국제학교 유치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학교 유치 최종 결정권자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4년 만에 국제학교 유치 행정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곧 다가올 인천광역시장 3선에 도전하는 6·3 지방선거를 의식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4년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유정복 시장이 영국 출장에 직접 나서 국제학교 유치 행정을 직접 챙기고 돌아온 배경에도 주목된다.

그런데 공모로 선정한 영종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 위컴애비스쿨(Wycombe Abbey School)과는 달리, 송도는 공모가 아닌 교육부 지침에 따라 럭비스쿨(Rugby School)를 직접 유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난 4년 동안 ‘공모냐, 유치냐 ’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결국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공모로 유치했던 영종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식이다.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유 시장이 돌연 국제학교 유치를 직접 챙기는 과정에서 ‘이중 행정’을 보이며 유치한 그 기준은 무엇인지 의문을 사게 하고 있다.

송도 유치, 교육부 메뉴얼대로… 동일 사업인데 영종은 왜 다른 방식인가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제학교 유치는 자치단체장이 양해각서를 통해 직접 유치하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법인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비영리 외국교육기관이 설립하는 것으로, 검증된 명문 국제학교를 직접 유치하면 되는 것이다.

지난 2월 유정복 시장이 영국 럭비스쿨 본교와 양해각서를 통해 송도 국제학교를 유치한 것은 교육부 메뉴얼 범위 안에서 진행된 사례이다.

다만, 럭비스쿨이 실제로 ‘명문’에 해당하는 학교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검증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다소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지난 2023년 송도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영국 해로우스쿨을 유치하려 했으나 우리나라 현행법과 맞지 않아 1년 만에 무산된 전례가 있어 신중한 검증과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럭비스쿨은 현재 일본과 태국 등 아시아권에서 프랜차이즈 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현행법과는 맞지 않는 구조이다.

우리나라에 국제학교가 설립되려면, 앞서 설명했듯이 현행법에 따라 ‘외국교육기관(국제학교) 설립을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본교)’에 한정하고 설립자는 본교의 분교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정리된다.

다시말해 ‘반드시 비영리 외국교육기관(본교)이 주체가 돼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유 시장이 직접 나서 본교와 양해각서를 통해 럭비스쿨을 유치한 것은 문제가 없다. 다만, 3년 전 우리나라 현행법에 맞지 않아 무산된 해로우스쿨 사례가 있어 그 이후 과정을 봐야 한다.

인천시 산하 국제학교 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현재 두 개의 국제학교 유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직접 국제학교를 유치한 송도와는 달리, 영종은 지난해 공모 절차를 통해 위컴애비스쿨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유 시장은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영국 위컴애비스쿨을 방문해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이기로 뜻을 모았다.

결국 유 시장은 같은 국제학교 유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추진 방식은 전혀 다른 길을 택한 셈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영종 공모와 송도 직접 유치 차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미 4년 전 부터 ‘공모냐 직접 유치냐’ 방식을 놓고 인천경제청과 영종 지역 주민 간에 논란이 지속된 바 있다. 이 당시에도 유 시장은 논란에 대해 일언반구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여기에 위컴애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문제로 현재 법원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 시장은 영국행을 강행한 데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예외인가, 특혜인가’

행정에서 예외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예외는 명확한 기준과 불가피성이 전제돼야 한다.

문제는 송도의 사전협약 방식이 정책적 필요에 따른 예외였는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사업에 대한 선택적 적용이었는지 이를 판단할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제학교 관련 전문가들은 “같은 사업에서 다른 방식을 적용했다면, 그 이유와 기준이 명확히 설명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4년 전 영국 킹스칼리지스쿨이 영종 미단시티에 국제학교 설립을 요청한 데 대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특혜시비가 될 수 있다며 인천경제청이 거부한 사실이 있어서다.

그래서 영종은 결국 희망 학교들이 참여하는 공모로 진행했다. 이런 논리였다면 ‘송도는 예외인 것인가’, 아니다. 송도는 교육부 지침에 준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천경제청은 킹스칼리지가 제대로 된 명문 학교로 검증했다면 교육부 지침에 따라 송도처럼 양해각서를 통해 유치하는 판단을 내리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천경제청은 송도와 영종의 유치 행정이 달라 ‘이중 행정’이란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영종 국제학교 공모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한 인천경제청 국제학교 업무 총괄 전임 과장 안모 씨는 “제대로 된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데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던 인천경제청이 영종과 송도의 유치 방식을 정 반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전임 실무담당 과장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전임 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제학교 유치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다가 국제학교 업무에서 제외됐었다”면서 “지난 4년 동안 국제학교에 대해 전혀 무관심으로 침묵했던 유 시장이 지난 2월 영국까지 가서 국제학교 행정을 직접 챙겼다는 데 대해 그 속셈이 무엇인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정책이 아닌 ‘사안별 대응’ 비판

이번 사안을 두고 행정의 일관성이 무너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책은 동일한 원칙 아래 적용될 때 신뢰를 얻는다.

그러나 인천 국제학교 유치는 협약과 공모가 혼재된 형태로 추진되면서 ‘정책’이 아닌 ‘사안별 대응’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기준이 보이지 않는 정책은 결국 결과마저 의심받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송도는 지난 2023년 MOU를 통해 영국 해로우스쿨을 유치했다가 국내 현행법 기준에 위반되는 학교로 드러나면서 1년 만에 무산된 경험이 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이로 인해 국제학교 유치에 따른 큰 실수와 허점을 보이며 실날한 비판을 받아 온 경험이 있다.

시작부터 흔들린 행정 신뢰

국제학교는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 방식부터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향후 추가 국제학교 유치나 외국 교육기관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논란은 특정 학교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학교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식으로 선택했느냐에 있다.

출발선이 다른 정책은 결과 이전에 공정성을 의심받는다. 인천 국제학교 논란은 지금, 그 출발선부터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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