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 복귀금액, 美 주식 보관액 0.1%

3.8만계좌 2439억 유입…환율 안정효과 미미
100% 세금공제 혜택 주는 5월까지 지켜봐야



이란 전쟁 여파로 고환율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출시 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계좌 출시 목적 자체가 환율 안정 기여에 있기 때문이다. 초반에 계좌 개설은 점차 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실제 유입된 자금 규모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까지 100%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만큼 당분간 주가 추이 등을 관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5곳(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에서 계좌 개설이 시작된 이후 7거래일 동안 개설된 RIA 계좌는 총 3만8406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계좌에 입고된 금액은 총 2439억원이었다.

RIA는 해외주식을 계좌로 입고한 뒤 매도하고 국내 주식과 예탁금 등에 투자해 1년 이상 유지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해외주식 매도 금액 기준으로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인정된다. 매도 시점에 따라 5월 31일까지는 양도소득세 100%, 7월 31일까지는 80%, 12월 31일까지는 50% 공제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환율안정 3법’은 지난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유입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30일 기준 1465억달러(약 219조7500억원)에 달한다. 주요 증권사 5곳의 RIA 계좌 입고 금액은 전체의 약 0.11%에 그친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매도를 서두르지 않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별로 계좌를 각각 개설할 수 있어 미리 여러 계좌를 만들어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좌를 개설한 고객 가운데 실제로 해외주식을 매도한 비중은 약 3분의 1 수준”이라며 “(공제 100%가 적용되는) 5월 말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관망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며 “미국 주식 반등 시 매도해 세제 혜택을 극대화하려는 수요와 국내 반도체 대형주 저가 매수, 환차익 기대 수요가 맞물리며 시장을 지켜보는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주식 투자 흐름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월 50억2998만달러에서 2월 39억4905만달러로 줄었다. 지난달에는 30일 기준 10억322만달러 수준까지 감소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 역시 감소세다. 1월 말 1680억달러에서 지난달 1486억달러로 약 11.6% 줄었다. 다만 보관금액 감소는 투자자의 매도뿐 아니라 주가 하락 영향도 반영된 결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7.51% 하락했다.

RIA 계좌의 주요 목적인 환율 안정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에 환율 상승 압력이 거센 탓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의 달러 수요가 최근 다소 둔화된 만큼 외국인의 매도세가 완화될 경우 환율 상승 압력도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내국인의 해외투자 수요는 현재 주춤한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순환적 매도 조정이 마무리되면 환율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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