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300명·70명 매머드급 대표단…21시간 밤샘 마라톤협상
파키스탄 동석 3자 대면협상…이란 ‘그을린 책가방·영정사진’ 전용기에 태워
협상 도중 미국 호르무즈 기뢰제거 작업 발표…이란 “강력대응” 긴장고조
이란 “협상 계속” 의지 보였지만…밴스 “미국 복귀” 결국 불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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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협상을 위해 협상장에 들어서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미국과 이란이 11~12일(현지시간) 에 걸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밤샘 마라톤 종전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노딜’로 끝났다. 이번 협상은 1979년 양국 외교관계 단절 후 47년만에 성사된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급 대좌여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양국은 밤을 새워가며 21시간 동안 ‘벼랑끝 담판’을 벌였다. 그러나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과 레바논 공격 중단 등을 요구하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핵무기와 관련해 ‘명확한 약속’을 듣지 못했다”며 미국으로 복귀해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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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의 휴전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오른쪽 두번째) 이란 의회 의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의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해 협상단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AFP] |
이번 협상은 기본적으로 파키스탄 측이 동석한 가운데 3자 대면 협상으로 진행됐다. 이란 매체들은 파키스탄 현지시간으로 11일 오후 5시 30분 협상이 개시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측 대표단은 71명, 미국 대표단은 경호·의전 인력을 포함해 약 300명으로 전해졌다.
협상 하루 전날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표단 탑승 전용기 좌석에 그을린 책가방, 희생된 아이들의 사진, 꽃 등이 놓여있는 사진을 게시하고 “이번 비행의 내 동반자들”이라고 적었다. 이란 전쟁 첫날 사망한 자국 초등학교 희생자를 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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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의 협상 대표단을 태운 메라즈 항공 여객기 안에 화마에 그을린 자국이 선명한 책가방과 꽃, 그리고 웃고 있는 아이들의 영정사진이 보인다. [로이터] |
양측은 1박2일간 3라운드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NYT는 이란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샤리프 총리가 동석한 가운데 밴스 부통령이 갈리바프 의장과 악수했다고도 보도했다.
그러나 회담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회담 장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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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JD 밴스(왼쪽)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종전협상에 나선 가운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중부사령부 소속 병력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면서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 개시 후 처음이다.
미 중부사령부의 발표 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군함은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군의 기뢰 제거 작업은 이란과의 조율 없이 진행됐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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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바즈 샤리프(오른쪽) 파키스탄의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이란 종전협상에 앞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왼쪽) 이란 의회의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날 미국과 이란간 협상은 21시간 넘게 이어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UPI] |
양측 협상은 결국 11일 자정을 넘겨 계속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이란을 압박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3시를 넘어서자 이란 정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파키스탄의 중재하에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14시간 만에 종료됐다”면서도 “일부 이견이 남아있지만,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의 1일차 협상 종료 발표와는 달리 미국 정부는 협상 종료 여부에 대해 곧바로 입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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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 밴스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의 종전협상을 성과없이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에어포스2에 탑승하고 있다. [AFP] |
이란 현지 매체들은 이날 다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밴스 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6시 30분께 이란과 21시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미국으로 복귀한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어떤 조건을 거부했는지에 대해 “문제는 ‘이란이 지금뿐만 아니라 2년 후에도, 나아가 앞으로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근본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음을 설명했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매우 간단한 제안을 가지고 이곳을 떠난다”며 “이것이 우리의 최종적이고 최선의 제안이다.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의 발표가 나온 직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현장에 있는 취재원이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합의 도출을 저해했다”고 말했다며 협상 결렬을 확인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