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중노위원장 “노란봉투법, 임금·직고용 보장 아냐…대화 의무만 부여”

시행 한달 294건 접수…산안 중심 사용자성 인정, 임금은 ‘별개’
산안은 인정, 임금은 별개…“하나 인정하면 나머지는 교섭 영역”
“공고 미이행 시정신청 급증”…다음주부터 사건 ‘피크’ 전망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정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을 둘러싼 현장 혼선에 대해 “노란봉투법은 원청과 하청이 만나 대화하고 교섭할 ‘지위’를 인정하는 절차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용훈 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란봉투법은 임금을 올려주거나 직접 고용을 강제하는 법이 아닙니다. 원청과 하청이 만나 대화하고 교섭할 수 있는 ‘지위’를 인정하는 절차법입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3일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정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을 둘러싼 현장 혼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 인정=임금 인상·직고용’으로 확대 해석되는 분위기에 대해 정면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원청 사용자성=대화 의무”…임금·직고용과는 ‘별개’


박 위원장은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된다고 해서 임금을 올리거나 직접 고용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화하고 교섭하는 상대방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위원회 판단 기준도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그는 “산업안전과 같이 작업환경과 직결된 사안은 원·하청 관계와 무관하게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라면서도 “임금 인상이나 직접 고용 요구는 지금까지 인정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가 여러 요구를 제기하더라도 노동위원회는 일부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노사 간 교섭을 통해 해결하도록 하는 구조”라며 “하나가 인정됐다고 해서 나머지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기업들이 교섭 자체를 회피하는 데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면 임금 인상이나 직접 고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화해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면 된다”며 “노동위원회가 경영계 우려처럼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포스코와 쿠팡 사례처럼 교섭단위 분리 여부 판단이 엇갈린 데 대해서도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노조 간 이해관계가 크게 갈리는 경우는 분리교섭이, 갈등이 구조화되지 않은 경우는 통합교섭이 더 적절할 수 있다”며 “이를 혼선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공고 미이행 분쟁 급증”…다음주부터 사건 ‘피크’ 예상


법 시행 이후 사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4월 10일 기준 관련 사건은 총 294건 접수됐으며, 이 중 224건이 처리됐다. 다만 처리 사건의 대부분은 취하·종결로 실제 인정 비율은 10% 미만에 그친다.


박 위원장은 “현재는 교섭단위 분리나 공고 관련 사건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본격적인 쟁점은 앞으로 나올 것”이라며 “다음주나 다다음주부터 사건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노조가 교섭요구를 했는데 사용자가 이를 공고하지 않으면 시정신청으로 이어진다”며 “이 유형의 사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쟁의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요구 중 일부만 인정된 상태에서 파업이 이뤄질 경우, 쟁의행위의 정당성은 ‘주된 의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결국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간접고용 노동자는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계층이지만 그동안 제대로 대변되지 못했다”며 “이번 법은 이들이 원청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 취지를 넘어서는 과도한 기대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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