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안 가고 휴대폰으로 청구”…실손24 연계 의원은 4곳 중 1곳뿐

금융당국,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점검회의 개최
요양기관 연계율 28.4%…의원·약국 26.2%뿐
보험개발원 기술 개발에 병·의원 인센티브 제공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실손24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병원 창구를 다시 찾지 않고도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산정내역서가 보험사로 자동 전송된다. 지난해 10월 의원·약국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스마트폰으로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24’ 서비스가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동네 병의원 연계율이 여전히 20%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실손24 활성화를 위해 대형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설득을 이어가고 보험개발원이 기술 부담을 떠안고 병의원에는 직접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 유인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진홍 금융산업국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실손보험 청구전산화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참여 확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손 청구 전산화는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 제도개선 권고 이후 14년 만인 2023년 법안이 통과돼 2024년 10월 병원급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시행됐다.

먼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추진 현황을 보면 4월 1일 기준 전체 요양기관 10만4925곳 가운데 실손24에 연계된 곳은 2만9849곳으로 28.4%에 그쳤다. 1단계 대상인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 연계율은 56.1%였지만 지난해 10월 25일 확대 시행된 2단계 의원·약국의 연계율은 26.2%에 불과했다.

실손24를 통한 청구 건수는 180만건, 이용자는 140만명으로 집계됐지만 전체 실손의료보험 계약 3915만건에 견주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위는 연계율이 저조한 원인을 세 갈래로 짚었다. 미참여 의원급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EMR 업체가 경제적 대가를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EMR이 참여했더라도 치과처럼 아말감 등 실손 청구 대상 자체가 적은 과목은 병원이 굳이 연계에 나설 유인이 적고, 연계 절차도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자 인지도와 편의성 부족도 장애물로 꼽혔다.

이에 당국은 요양기관과 EMR 업체의 참여 유인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보험개발원은 보안서버(SSL)인증서와 고정 IP(인터넷 프로토콜)를 요양기관이 직접 준비해야 했던 기존 방식을 개선해 2분기 안에 이들 절차를 개발원이 대신 맡도록 할 계획이다.

연계 과정에서 EMR이 아닌 병의원에 직접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예컨대 실손24 애플리케이션(앱)에 병의원이 소개 글과 이미지를 올릴 수 있도록 하고, 해당 기관의 실손24 청구 건수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게 표시하는 방식이다. 요양기관이 EMR 업체를 거치지 않고 실손24 프로그램에서 바로 연계를 신청할 수 있도록 자동화 작업도 병행한다.

소비자 편의성도 한층 끌어올린다. 실손24에 신용정보원의 ‘크레딧포유’ 서비스를 연계해 치아보험, 질병보험 등 가입자가 보유한 다른 보험계약을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한다. 보험사 모바일 앱과 실손24를 연계해 별도 앱 설치나 가입 없이도 보험사 앱에서 곧바로 청구가 가능하게 하고, 은행·카드 등 금융기관 앱에서도 웹뷰 방식으로 다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연계 병원 방문 시 알림톡을 발송해 청구를 유도하고, 네이버 지도 등 플랫폼 지도 서비스에 연계 약국을 표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참여 요양기관과 EMR 업체를 적극 설득하면서 소비자 이용 불편 사항을 지속 점검해 서비스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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