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는 바다에, 직원은 두바이에 고립’…중동전쟁 파장 중기 피해 접수 618건

미국이 대이란 해상봉쇄가 시작된 가운데 전국 주유소 기름값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휘발유 가격이 2천원에 가까워졌다. 지난 14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은 L당 1천996.2원으로 전날보다 1.3원 올랐다. 사진은 15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운송 차질이 전체 피해·애로의 절반 차지…물류비 상승·계약 보류도 확산
포장재 단가 40% 급등, 유럽향 신규 주문 25% 감소 등 현장 피해 현실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물류비 상승과 원재료 부족 그리고 전쟁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전쟁 발발 1달반가량이 지나면서 중기 피해 신고 접수 건수는 600건을 넘어섰다. 일부 기업들은 수출을 위해 선적했던 컨테이터들이 표류하고 있고, 두바이에 나간 현지 직원의 귀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부터 4월 15일 낮 12시까지 접수된 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및 우려 사례는 모두 618건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69건 늘어난 규모다. 실제 피해·애로는 445건으로 전주 대비 54건 증가했고, 향후 피해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례는 106건으로 14건 늘었다. 해당 없음은 67건이었다.

피해·애로 유형별로는 운송 차질이 224건으로 가장 많아 전체의 50.3%를 차지했다. 또 출장 차질이 87건(19.6%), 대금 미지급이 81건(18.2%)으로 뒤를 이었다. 물류비 상승도 164건으로 36.9%에 달했다. 계약 취소·보류는 154건(34.6%)으로 집계돼 단순한 운송 문제를 넘어 수주와 매출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 사례에서도 운송 차질 우려가 74건으로 69.8%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문제는 피해가 단순한 일시적 불편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기부가 공개한 주요 피해 사례를 보면, 한 기업은 포장재 구매 단가가 기존보다 40% 이상 급등했고, 이미 발주한 물량의 입고가 지연되면서 납기일조차 장담할 수 없어 생산라인 가동에 직접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기업은 해상에 컨테이너 10개가량이 표류 중이고, 6개 컨테이너는 부산항까지 나갔다가 다시 반송돼 공장에 쌓여 있다고 신고했다. 이미 포장을 마친 제품까지 출하되지 못한 채 대기 중이라는 설명이다. 수출이 막히자 재고 부담이 커지고, 창고 비용과 자금 부담까지 함께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유럽향 수출기업들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한 기업은 유럽행 해상운임과 내륙운송비가 함께 뛰면서 현지 소비자가격이 오르고, 결국 딜러들의 추가 발주가 줄었다. 또 신규 주문은 약 25% 감소했다고 신고했다.

현지 업무 차질도 심각하다. 한 기업은 선적 지연으로 컨테이너가 적재된 채 대기 중이고, 제품 수령을 위해 두바이에 체류 중인 현지 지사 직원은 출고가 늦어지면서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측은 “체류 비용은 계속 쌓이고 있지만 정상 업무는 멈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이란과 이스라엘뿐 아니라 UAE, 사우디 등 기타 중동 국가에서의 접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동 관련 피해·애로와 우려를 합친 551건 가운데 중동 국가 관련 사례는 511건으로 92.7%를 차지했다. 이란이 87건, 이스라엘이 78건, UAE·사우디 등 기타 중동 국가가 375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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