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석포리에 푸른 봄은 오지 않았다’ [임기자의 뷰파인더]

23일 오전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 일대 모습. 제련소 인근 자연환경이 삭막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임세준 기자] ‘석포리의 푸른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2025년 4월, 50여 일간 조업이 중단된 영풍 석포제련소의 생태환경을 취재한 뒤 1년만인 지난 4월 22일 다시 경북 봉화군 석포리를 찾았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영풍 석포제련소. 굴뚝은 여전히 연기를 내뿜고, 제련소 뒤 야산은 여전히 황폐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1공장 일대 모습. 헐벗은 야산 뒤로 침전저류지 해체 공사가 진행중이다. 봉화=임세준 기자


석포제련소 1공장 뒤편 아산에 올라 제련소 일대를 살펴보았다. 1, 2, 3공장 모든 곳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공장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날 석포제련소 1공장 뒤편에서는 제련부산물을 쌓아둔 침전저류지 해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영풍 석포제련소가 통합환경허가를 받으면서 부여된 ‘제련잔재물 전량 처리’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작업이다. 하지만 제련소 측은 지난 2025년 12월까지 부여된 기간을 지키지 못하고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1공장 앞 낙동강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품이 가득 고여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 1공장 앞 낙동강 강바닥에 꽃아놓은 산도계가 pH 5.8정도의 약산성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지역 환경단체는 해당 침전저류지가 사실상 중금속 폐기물을 쌓아둔 불법 폐기물 적치장이며, 침전조 내 폐수가 공정 외부로 유출되는 등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이라 지적하고 있다.

임덕자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영풍 석포제련소 1공장 뒷 야산에서 주변 식생을 살펴보고 있는 가운데 봄을 맞아 푸르게 자라야 할 풀들이 잿빛을 나타내며 죽어 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신기선 영풍제련소봉화군주민대책위원회 대표가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침전저류지 문제에 대해 영풍제련소 봉화군주민대책위원회 신기선 대표는 “침전저류지 내 제련잔재물을 다 퍼낸 뒤 자연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행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제련소나,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솜방망이 처벌 수준의 제재 수위를 보면 석포의 환경 복원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 1공장 일대 모습. 공장 내부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현행 ‘환경오염시설의 통합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에 따르면, 허가 조건을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3차 위반 시에는 조업 정지 1개월 처분이 가능하다.

지난 2025년 이 사안과 관련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직접 석포제련소를 방문해 살펴본 뒤 철저한 환경안전 관리를 당부한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석포제련소 측은 이행일을 지키지 못했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에 대해 가동중단 대신 과징금 2억 7000만 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1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및 기타 간담회를 통해 강조하는 기업에 대해 형사처벌 보다는 실효성 있는 경제적 제제 조치를 강화하자는 ‘경제적 제재 실효성 강화’ 움직임에 역행하는 솜방망이 처벌 수위로 볼 수밖에 없다.

따스한 4월. 봄날의 햇살 아래 전국 곳곳의 자연이 푸르름을 가득 뽐내고 있다. 하지만 석포제련소 뒷 야산에서 바라본 자연의 모습은 헐벗은 야산과 고사목 등 생기보단 삭막함이 가득하다.

영풍 석포제련소 3공장 일대 모습. 백두대간 속 한가운데 자리잡은 공장에서 힌 연기가 가득 피어오르고 있다. 봉화=임세준 기자


지난 2024년 이후 3번째 찾은 봉화 석포리. 변하지 않는 석포제련소와 삭막한 주변 자연환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석포리에는 언제쯤 푸른 봄이 찾아올까’라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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