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속 동결’ 금통위원들 “이란전쟁發 공급 충격 지속성 판단에 시간 필요”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 공개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초점 맞춰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 10일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7연속 연 2.50%로 동결하면서 이란전쟁발(發) 공급 충격과 그에 따른 물가 상방 리스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28일 한은이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6명 위원은 모두 기준금리 2.50% 동결에 동의했다.

동결을 지지한 한 위원은 “지난 금통위 이후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임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향후 원만하게 종전에 이를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 충격이 기조적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안정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사태 추이를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기조적 물가흐름과 성장경로의 변화 가능성,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가 상방압력에 대한 경계감도 언급됐다. 다른 위원은 “총수요로 대응할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심화할 수 있으며,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고환율과 고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확산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되, 중동 상황과 성장 경로, 물가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금리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한 위원은 “지난해 전반기까지는 경기 회복에, 이후 올 연초까지는 금융안정에 중점을 둬 왔다면 앞으로 당분간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들도 대체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현저히 약화해 기존 경로의 변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안한 환율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 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다 이번 주 들어 1400원대 후반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높은 환율 수준은 물가뿐 아니라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대출 행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택시장 안정 여부도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한 위원은 “서울 외곽 및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에서 중동사태 장기화 여부를 핵심 변수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위원은 “현재 기준금리가 명목 중립금리 추정 범위의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고, 이번 공급 충격의 영향과 지속성에 대한 판단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안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소통) 노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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