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지쳐버린 전쟁…미 항모 포드함도 중동 철수

4500명 병력 탑승…10개월 장기배치로 피로 누적

베트남전 후 50여년만의 최장 배치…잇단 화재에 세탁실·변기도 고장

수일내 버지니아 노퍽기지 복귀…이란 강경기조 속 미군 전력 약화 우려

WP “이란 협상과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수”

미국 핵심 전력인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다만에 도착한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핵심 전력인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가 중동 해역을 떠나 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기 배치에 따른 피로 누적이 이유지만 이란과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군 전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항공모함 제너럴 R 포드함은 지중해쪽 중동 해역에 배치됐다. [헤럴드DB]

미 당국자에 따르면 포드함은 수일 내로 중동을 떠나 미 버지니아주 노퍽 기지로 복귀할 예정이다. 포드함이 중동에서 철수하는 것은 10개월간 이어진 장기 배치에 따른 피로 누적에 따른 것이다. 약 4500명의 승조원에겐 휴식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포드함은 지난해 6월 출항 이후 유럽을 거쳐 카리브해로 이동해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 작전에 투입됐다. 이후 포드함은 중동으로 이동해 이란 관련 군사 작전을 지원해왔다.

포드함은 이날 기준 309일간 해상에 머물며 베트남전 이후 50여년 만에 최장 해상 배치 기록을 세웠다. 통상 항모 배치 기간이 6~7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긴 운용이라는 평가다.

포드함의 철수 배경에는 장기간에 걸친 다중 임무 수행이 꼽힌다. 특히 포드함의 장기 운용에 따른 잦은 화재와 고장으로 승무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로가 누적되고 있었다.

건조비만 133억달러(약 19조6000억원)가 투입된 포드함은 당초 6개월 임무를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잇단 위기 대응으로 배치가 장기화됐다. 포드함은 지난달 12일 홍해에서 이란전 작전을 수행하던 중 세탁실에서 화재가 발생, 진화 작업이 하루 넘게 이어졌다. 이로 인해 승무원 200여명이 연기를 흡입하기도 했다. 이외로 포드함 내 변기가 작동하지 않아 승조원들이 45분 이상 줄을 서는 일도 벌어지는 등 기술적 결함도 반복적으로 발생해 승조원 피로도는 더 커졌다.

미 의회에서도 장기 배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선박과 승조원에 가해진 부담이 향후 전력 운용과 정비 일정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며 국방부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WP는 전했다.

하지만 미·이란 간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포드호가 귀항함에 따라 중동 내 미군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중동에는 포드함을 포함해 USS 조지 H.W. 부시, USS 에이브러햄 링컨 등 3척의 항공모함이 배치돼 있다. 포드함은 홍해에서 작전을 수행해왔다. 나머지 두 항모는 아라비아해에서 이란산 원유 및 물자 수송 차단을 위한 해상 봉쇄 작전을 맡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이란 압박 전략의 핵심은 해상 봉쇄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미 해군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동시에 겨냥한 작전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아라비아해에서는 수십척의 선박을 차단하거나 나포하며 이란 관련 물자 수송을 억제하고 있다.

WP는 “포드함 철수로 중동 해역 내 항모 전력이 줄어들 경우, 군사적 대응 옵션과 억지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협상을 병행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 전력 일부의 이탈은 향후 협상력과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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