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기업 실적보고 의무 완화 추진…“반기 보고 선택 허용”

자율적으로 분기 보고 가능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증권당국이 상장기업의 분기별 실적 보고 의무를 완화하고, 연 2회 반기 보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개정안을 공개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상장기업이 분기 보고 대신 반기 보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및 서식 개정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상장기업은 분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기업이 분기 보고 대신 반기 보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존 분기 보고 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제안에 따르면 반기 보고서 제출 기한은 공시 등급에 따라 회계연도 상반기 종료 후 40일 또는 45일 이내로 설정된다.

SEC

SEC는 이번 개정안에서 정기보고서, 등록신고서, 위임장 공시 등에 적용되는 재무제표 규정인 ‘규정 S-X’도 함께 수정해 반기 보고 체계를 반영하고, 기존 재무 공시 요건을 단순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SEC 규정의 경직성이 기업과 투자자가 어떤 중간 보고 주기가 적절한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제한해왔다”며 “이번 개정안이 최종 채택될 경우 규제 유연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연방관보 게재 후 60일간 의견 수렴을 거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기업들이 분기별 보고를 강요받기보다 반기별로 실적을 보고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분기 보고 체계는 1970년부터 유지돼 왔다.

분기 보고 폐지를 지지하는 측은 상장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줄 뿐만 아니라 경영진과 이사회가 분기 실적 목표 달성 대신 장기적인 성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기업이 부정적인 정보를 숨길 가능성이 있으며 내부자 거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투자자는 SEC가 현재 공시 범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기업으로부터 제공받는 정보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 투자회사협회(ICI)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 준수 부담을 줄이는 것과 투자자 신뢰를 뒷받침하는 공시 체계의 질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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