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만 피해도 성공”…미중 정상회담 전망은?[디브리핑]

이코노미스트 “무역 휴전 연장에 무게…대타협 아닌 대붕괴 피하는게 최선”

이란전쟁 핵심 의제…희토류 문제는 후순위

중국, 미국산 소고기·대두·보잉 구매 가능성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해국제공항에서 양자 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15일 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빅딜 수준의 경제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 모두 관계 개선보다는 추가 충돌 방지에 현실적인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란전쟁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르면서 관세와 희토류 공급 문제 논의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휴전상태, 상호공포 때문…대붕괴 피하는 것이 최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4~15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불안한 무역 휴전 상태를 연장하는 수준으로 양국이 합의를 맺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양국 간 휴전 상태가 유지되는 이유는 협력 때문이 아니라 상호 공포 때문”이라며 “과거 기대됐던 ‘대타협’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는 ‘대붕괴’를 피하는 것이 최선의 목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 미중 갈등 속에서 상황이 악화되는 걸 방지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의 마이클 하트 회장은 “두 정상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만나 서로 교역 규모가 크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의 투신취안 교수는 “안정이란 미·중 관계 개선이 아니라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핵심 의제 올라온 이란전쟁…“이번 회담 가장 큰 성과 될 수도”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압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 한 척이 정박해 있다. [AP]

이번 미중 회담에선 지난 2월 28일부터 시작된 미국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이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란에 ‘당신들은 악당이며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지난 5일 이란 외무장관을 초청하면서 중재 역할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더 중요한 만큼 경제 의제 비중 축소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국제정치연구 책임자인 하이자오는 “이란 전쟁 종식은 글로벌 기업들에 큰 안도감을 줄 것”이라며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기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대두, 소고기, 보잉 구매 가능성…희토류 합의는 후순위

 

중국 국기 위에 배치된 희토류 원소 기호와 원자 번호가 적힌 블록들. [로이터]

그간 미중 갈등의 핵심으로 평가된 경제 현안의 긴급성은 다소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CNBC 방송은 “미국의 대중 제재와 기술 통제를 둘러싼 갈등 수위가 최근 완화되는 분위기이며,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안보 위협 대응에서는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실제로 원하는 미국산 상품이 쇠고기, 대두, 보잉 항공기 등 이른바 3B(Beef·Bean·Boeing)로 요약된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 및 보잉 항공기 구매와 관련한 성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자간 특정 현안을 다룰 무역·투자 협의체 설립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11월 유예 기간이 끝나는 희토류 수출통제에 관해선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자립과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역시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미·중 비즈니스위원회의 션 스타인 회장은 “워싱턴 내부에는 미국이 올해 안에 희토류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 중국을 다시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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