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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투렛 증후군 환자들이 틱 직전 느끼는 불쾌한 ‘전조 충동’이 뇌의 감정·감각 회로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117272호에 따르면 운동 억제 기능을 담당하는 뇌 구조물인 기저핵의 이상 신호가 시상을 거쳐 섬엽(insular cortex)으로 전달되는 경로가 틱 발생에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핵은 뇌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핵 집합으로 불필요한 움직임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섬엽은 감정과 신체 내부 감각을 처리하는 뇌 영역이다.
투렛 증후군은 복합 운동 틱과 음성 틱이 1년 이상 지속될 때 진단된다. 학령기 아동의 0.3~1.0%에서 나타나며 강박증·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를 지나며 호전되기도 하지만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고베대학교 연구팀은 쥐의 선조체에 억제 신호를 차단하는 약물을 소량 주입했다. 약물을 투여받은 쥐는 곧 의지와 무관하게 앞발과 입 주변을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투렛 증후군에서 관찰되는 틱과 동일한 움직임이다. 선조체는 기저핵의 신호 입구에 해당하는 부위로 평소 억제 물질을 통해 불필요한 움직임을 걸러낸다.
틱이 발생할 때 뇌에서는 순서가 있었다. 운동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에서 전기 신호가 먼저 튀었고, 눈 깜짝할 사이인 0.017초 뒤에 근육이 반응하며 실제 움직임이 나타났다. 뇌가 먼저 명령을 내리고 몸이 따라가는 구조다.
활성화된 뇌 영역을 살펴보니 운동 관련 구역 외에 섬엽도 함께 켜졌다. 섬엽의 반응은 운동피질보다 0.016초 늦었다. 운동 신호가 섬엽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서가 확인된 것이다.
이 신호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추적했다. 형광물질을 실은 바이러스를 뇌에 주입하면 신경세포 연결을 따라 퍼지면서 경로가 빛으로 드러난다. 확인된 경로는 선조체에서 출발해 기저핵의 출구인 흑질을 지나 뇌 중심부의 중계 구역인 판내측핵군에 닿은 뒤 섬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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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물 투여 후 30분 동안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F) 화학유전학적 억제(CNO 투여) 시 틱 발생 빈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 (G) 틱의 강도 또한 대조군 대비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n=8).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117272호] |
연구팀은 이 경로를 선택적으로 끄는 실험도 했다. 특정 신경세포에만 화학적 스위치를 달아두고 외부에서 약을 투여하면 그 세포만 꺼지는 DREADD 기술이다. 섬엽 자체를 끄자 틱의 횟수와 세기가 모두 줄었다. 판내측핵군에서 섬엽으로 가는 경로만 차단했을 때는 틱의 세기가 낮아졌다.
기존에는 틱과 투렛 증후군을 주로 운동 회로의 오작동으로 이해했다. 이번 연구는 운동 회로의 이상 신호가 감정·감각 회로로 번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증했다.
투렛 증후군 환자들이 강박증이나 ADHD를 함께 겪는 비율이 높은 이유도 섬엽이 감정·인지 회로와 연결돼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경로가 환자들이 틱 직전 경험하는 전조 충동과도 관련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쥐는 불쾌한 주관적 감각을 보고할 수 없어 이번 연구만으로 직접 규명하기는 어렵다. 섬엽이 ‘지금 몸 상태가 어떤지’를 처리하는 영역인 만큼 이상 신호가 전달될 경우 전조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치료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뇌 깊은 곳에 전극을 꽂아 전기 자극을 주는 뇌심부자극술(DBS)에서 판내측핵군을 표적으로 삼으면 틱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었다. 작동 원리는 불분명했는데 이번 연구가 판내측핵군이 기저핵 이상 신호를 섬엽으로 중계하는 핵심 통로임을 밝히며 그 근거를 제시했다.
앞서 연구팀은 턱관절 장애 치료에 쓰이는 구강 부목, 즉 치아에 끼우는 얇은 교합 장치가 투렛 증후군 환자 22명 중 16명에게서 운동·음성 틱을 즉각 완화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구강 장치가 섬엽으로 이어지는 감각 경로를 통해 섬엽의 이상 활성을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해석이다.
연구팀은 판내측핵군의 앞쪽(rITN)과 뒤쪽(cITN) 중 어느 부위를 자극하는 게 더 효과적인지 비교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초음파 신경자극이나 열 절제술 같은 덜 침습적인 방법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DOI : 10.1016/j.celrep.2026.1172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