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나서길”…미중회담서 위구르 인권은 ‘뒷전’

NYT, 미중 정상회담 맞아 집중조명
트럼프 2기서 인권 관련 예산 삭감
자유아시아방송, 재정난에 결국 뉴스 중단

지난 2020년 8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상황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구르 탄압 문제가 다시 의제에 올라갈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란 전쟁부터 대만 무기 판매, 관세, 인공지능(AI) 등 핵심의제들이 주목받는 만큼 위구르 인권 사안은 사실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상태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선 위구르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 압박을 주도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해당 문제가 사실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은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고, 강제노동 연루 의혹이 있는 신장 지역 수입품 일부를 차단한 바 있다. 1기 행정부 말기인 2021년에는 미국 국무부가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무슬림과 기타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집단학살’과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같은해 미 의회는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추정해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을 통과시키도 했다.

이에 따라 해외 위구르 사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처럼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위구르 탄압 문제를 다시 강하게 제기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내 약 1만2000명으로 추산되는 위구르 디아스포라 역시 이번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망명 위구르족 국제 조직인 세계위구르회의(WUC)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위구르 인권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공개적으로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WUC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과 인권 침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중국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탄압이 시작된 지 10년째를 맞고 있는 만큼 미국과 국제사회가 보다 강력하고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초당적 정치권 지지와 여론 기반을 갖춘 만큼 위구르 인권 문제에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임기 들어 위구르와 신장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도 위구르 문제는 주요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국제 인권 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중국 담당 연구원인 얄쿤 울루욜은 “위구르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들어서 전반적인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 자체가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임기 들어 인권단체 지원 예산을 축소하는 등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이번 회담에서 위구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지원자금 삭감 시도로 인해 방송을 중단했다. RFA는 미 연방의회가 제정한 국제방송법에 따라 설립된 공영 국제방송으로, 북한을 비롯해 뉴스와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지 못하는 아시아 내 권위주의 국가 주민들과 국제사회에 해당 국가의 실상을 알리는 보도를 해왔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일부 위구르인을 구금하고 추방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단체 ‘캠페인 포 위구르(Campaign for Uyghurs)’의 루샨 아바스 대표는 “일부는 석방됐지만 여전히 몇몇 위구르인들이 구금 상태에서 제3국 추방 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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