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포장재 다양화 속 대체능력 한계
업계 “기술·생산력·시장형성 병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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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림P&P의 펄프용기 ‘펄프몰드 트레이’(왼쪽)와 한솔제지의 종이 연포장재 ‘프로테고’. [각사 제공] |
중동사태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종이포장재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은 전쟁 이후로도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SG, 탄소중립,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외부요인이 다시 기회를 만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제지업계가 체감할 만한 수준의 영업상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종이포장재 시장 형성이 그만큼 어렵단 것이다. 오히려 경기부진에 국제 펄프값, 물류비 상승으로 연간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지 6개사가 총 3380억원의 담합 과징금 처분까지 받은 상태다.
한솔제지, 무림P&P 등 대형 제지기업들은 20년 넘게 플라스틱 대체기술 확보에 노력해왔다. 특히 재활용성과 친환경성을 핵심 가치로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연포장재, 경포장재, 종이그릇, 완충재 등 종이·펄프 기반의 제품들을 개발해 공급 중이다. 실제 폴리에틸렌(PE) 코팅 없이도 100% 재활용·생분해가 가능한 종이컵과 용기도 등장했다.
그런데도 시장 규모는 수백억원 선에서 정체돼 있다. 시장확대의 최대 난관은 플라스틱 포장재 대비 2배 높은 가격이다. 비닐봉투만 해도 6∼10ℓ 기준 장당 60원선인데 비해 책 포장용 소형 종이봉투 값이 100원을 넘는다. 종이컵, 종이그릇, 펄프완충재 등의 가격도 최소 플라스틱재질 제품보다 2배 이상은 비싼 편이다. 내오염·내수성·기밀성 같은 물성 또한 플라스틱에 비해 약한 점도 발목을 잡는다. 이밖에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아 플라스틱을 대체할 정도로 대량 생산역량이 확보되지 못하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결국 규제와 정책적 지원을 통해 시장을 형성하고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지업체 한 관계자는 “원유 공급망 위기로 촉발된 기회를 포착해 비즈니스로 전환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공감한다. 10년 넘게 대체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지만 노력 만큼 시장이 커지지 않는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 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면 개별 기업이나 업계의 힘만으론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조문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