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살인부터 관계성범죄까지 발생
“가해자 엄벌·사회적 인식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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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행사가 열린 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한 시민이 출구에 붙어 있는 문구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2016년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올해로 10주기를 맞았지만 여성 대상 강력범죄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도 광주 여고생 피습·살해 사건과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등이 잇따르며 “여성들의 일상적 불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역 사건은 2016년 5월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가해자가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졌고 여성 대상 범죄와 여성 혐오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성 안전 대책을 확대해왔다. 스토킹처벌법부터 여성폭력방지기본법, n번방 방지법 등 관련 입법도 이어졌다. 여성안심귀갓길·안심벨·CCTV 확대와 같은 범죄 예방 차원의 정책도 추진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최근에도 여성 대상 강력범죄는 잇따르고 있다. 2022년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은 피해자가 여러 차례 불안감을 호소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한 사례로 지적된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역시 관계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위협 정황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일면식 없는 남성이 여성을 살해한 광주 여고생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여성 대상 범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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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에서 여성시민단체들 주최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추모행동’이 열리고 있다. [연합] |
범죄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살인 등 강력범죄의 피해자 중 여성의 비율은 2024년 기준 80.3%를 기록했다. 강력 사건 피해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란 의미다.
지난해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 여성폭력통계’에는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세분화한 신규 지표 28개가 포함됐다. 특히 전·현 배우자(사실혼 포함)와 전·현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치사·폭력 범죄 현황이 처음으로 집계됐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친밀한 관계 내 살인·치사 범죄 검거 인원은 219명으로 전년(205명)보다 6.8%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75.8%, 여성이 24.2%로 남성 범죄자 비중이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스토킹 범죄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스토킹 범죄 입건 건수는 1만3533건으로 전년(1만2048건) 대비 12.3% 늘었으며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관련 통계 생산 기반이 마련되면서 스토킹 범죄 현황도 처음 체계적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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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고교생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와 선물이 놓여있다. [연합] |
여성들이 체감하는 불안도 여전하다. 직장인 조희수(29) 씨는 “강남역 사건이 벌어진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성들이 밤길을 조심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서로 조심히 들어가라며 택시 번호판을 공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는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성 입장에서는 ‘혹시 내가 다음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대학생 김예빈(22) 씨는 “신당역 사건이나 최근 광주 여고생 사건,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같은 뉴스를 볼 때마다 강남역 사건이 끝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책은 나오는데 시간이 지나면 또 비슷한 사건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에게 조심하라고 할 게 아니라 위험 신호가 있을 때 가해자를 실제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대상 범죄 대응이 위험 징후 단계의 조기 개입과 피해자 보호 강화, 강력한 사후 처벌이 함께 작동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여성 대상 범죄 대응은 처벌 강화 하나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예방, 초기 대응, 가해자 관리가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구조”라며 “법은 언제나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고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또다른 과제를 갖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사법기관의 대응 역량과 인식 개선까지 포함된 종합적인 실행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