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간 |
▶깨어있는 척하는 기업들(비벡 라마스와미 지음·김태훈 옮김, 한국경제신문)=‘워크(WOKE)’는 인종이나 젠더, 성적지향 등에 대한 사회 정의에 깨어있는 태도로, 최근 미국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현상이다. 인도계 이민 1세 기업가 출신 정치인인 저자는 사회 정의를 외치는 워크 문화가 사실상 엘리트 계급이 대중을 분열시키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고 폭로한다. 특히 기업이 인종차별, 기후 변화 등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는 진짜 이유는 대중들의 찬사를 받아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와 정경유착을 가리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기업은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규제 완화나 세금 감면 등의 이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민들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집단인 기업이 사회적 가치 기준을 결정하고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체제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한다.
![]() |
| 혁신의 지리학/메흐란 굴 지음·홍석윤 옮김/비즈니스북스 |
▶혁신의 지리학(메흐란 굴 지음·홍석윤 옮김, 비즈니스북스)=세계의 혁신을 둘러싼 지배적인 담론은 오랫동안 ‘실리콘밸리’라는 익숙한 중심을 축으로 전개돼 왔다. 하지만 비즈니스 사상가 메흐란 굴은 저서 ‘혁신의 지리학’에서 “실리콘밸리가 발명한 것을 중국이 키우고, 나머지 국가는 지켜볼 뿐”이라는 통념을 거부한다. 대신 저자는 3대륙 8개국을 직접 누비며 목격한 ‘차세대 유니콘’들을 통해, 다음 세대 세계 경제가 어떠한 형태로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책은 자본과 인재가 밀집된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강의 혁신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말한다. 중국 역시 모방을 넘어 창조의 영역에 진입했다. 여기에 저자는 혁신의 2막을 열고 있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 최대의 허브인 영국, 독보적인 개방성을 가진 싱가포르, 신뢰를 앞세운 스위스, 촘촘한 강소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한 독일, 그리고 인재 포용 정책을 펼치고 있는 캐나다를 주목한다. 특히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을 ‘초격차’를 추구하는 독보적인 기술 선도국으로 명명하며, “혁신이 실제로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그린 지도에서 한국은 결코 빠질 수 없는 나라”라고 강조한다.
![]() |
▶구원하거나 파괴하거나(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박설영 옮김, 김영사)=퓰리처상 수상자인 작가가 자신의 문학과 삶을 관통해 온 핵심 질문, ‘타자의 자리에서 쓴다는 것’의 의미를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베트남계 미국인인 저자는 양쪽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했던 경험, 난민이자 난민의 자식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문학에서의 타자성, 윤리, 연대, 작가의 책임을 집요하게 묻는다. 그는 작가의 책임이 타자의 고통을 대신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누가 왜 침묵 당하며, 어떤 힘이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없는 상태로 만들었는지 묻는 데 있다고 본다. 글쓰기는 공포와 비극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로부터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이며, 낯선 서로에게 다가가는 길을 여는 일이다. 저자는 나와 닮은 사람, 내가 속한 공동체의 삶만을 방어하는 ‘제한적 연대’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제국의 질서 안에서 배제되고 공격받는 다른 타자들의 삶까지 함께 지키려는 시도로서 ‘확장적 연대’를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