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등 강경파 득세한 이란
‘협상파’로 알려진 페제시키안 “대중도 정치 참여해야” 촉구
한때 사임설 보도…대통령실 즉각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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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내각 회의에서 소수 집단의 리더십을 휘두르는 체제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마수드 페베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내각 회의에서 소수 집단이 이끄는 자국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미국과의 전쟁 국면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강경파가 득세한 상황에서 내놓은 작심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이란의 반(半)관영 매체인 파르스 통신은 페제시키안이 이날 내각 회의에서 “이란의 리더십은 제한된 소수 집단의 지도자와 관료들만으로 구성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은 “일반 대중뿐 아니라 모든 사회집단, 경제적 이해관계자들과 과학자들도 이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대중이 의사결정 및 문제 해결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문제 해결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민이 시련을 겪을 때 책임 있는 자들은 국민의 편에 서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의 전쟁에서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가 이란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장악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최고지도자의 뜻이라며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명분과 세력을 얻고 있는 소수 강경파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혁명수비대는 신정체제를 수호한다는 명분하에 정규군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고, 이란 경제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는 기업을 장악하고 있다. 성직자 집단 등 이란 내 정치권력을 뒷받침하는 축과 카르텔을 형성하면서 핵심 권력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란의 강경 대응을 이끌어오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것도 성직자 집단과 혁명수비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 전쟁 국면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의회 의장과 더불어 협상파로 분류된다.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성향이어서, 수차례 무산될 고비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이어오는데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 강경파는 이란의 주권 확립에는 협상이 도움이 되지 않고,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이날은 한 반(反)체제 매체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임설까지 보도한 바 있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한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혁명수비대의 국정 장악을 이유로 아예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무실에 공식 서한을 보내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사임서에는 “대통령과 정부가 국가의 주요하고 중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됐고 이에 따른 공백으로 혁명수비대 내 강경파들이 국정을 장악한 상황에서 정부를 운영하고 법적 책임을 다할 수 없기 때문에 즉시 사임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는게 해당 소식통의 전언이었다.
그러나 이란 대통령실은 보도가 나가자 마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 국민을 위한 봉사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