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40년이나 된 PC, 에이전틱 AI 맞춰 완전히 재발명”

엔비디아 AI PC시장 진출 공식 발표
‘GTC 서울’ 개최 가능성 시사 주목
‘한국 AI 위하여’ 건배사, 투자 의향
삼성·SK, 고용량 메모리 특수 기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오전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가진 ‘GTC 타이베이 2026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오전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가진 ‘GTC 타이베이 2026 미디어 간담회’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엔비디아가 진출을 공식화한 AI(인공지능) PC(개인용 컴퓨터) 시장 진출에 대한 원대한 포부도 함께 밝혔다.

▶“PC, 올해 가을 폭포수 같은 대대적 시장 출시”=황 CEO는 이 자리에서 “저희는 40년 만에 PC를 완전히 재발명하는 엄청나게 거대한 프로젝트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며 “만약 이 노력과 도전이 충분히 야심차 보이지 않는다면 거울을 보며 스스로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날의 PC 생태계가 파편화돼 있는 데에는 다 기술적인 이유가 있고, 업계에서는 이 모든 걸 단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묶는 데 오랜 세월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하지만 저희는 기술적 관점, 소프트웨어 파트너들과의 협력으로 이를 해낼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이어 “이를 위해 저희와 미디어텍, PC 제조사들과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직 AI 에이전트가 완벽하게 구동되고 컴퓨터의 구조가 완전히 새로 고쳐지기 위해 힘을 합쳐왔다”며 “이것은 기본적으로 컴퓨터의 전체 라인업이 완전히 재발명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PC야 말로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에지 디바이스”라며 “PC는 무려 40년이나 됐고, 우리가 자동차를 완전히 새로 발명해야 했던 것처럼 에이전트 시스템에 맞게 완전히 재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가을에는 에이전트 중심의 AI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모든 파트너사가 참여하는 폭포수같은 대대적인 시장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황 CEO는 전날 GTC 기조연설을 통해 자체 개발한 CPU(중앙처리장치)를 필두로 AI PC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엔비디아는 PC에서도 에이전트 AI를 구동할 수 있는 CPU인 ‘N1 X’칩을 탑재한 AI PC를 올해 가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40년간 인텔과 AMD가 장악해 온 CPU 시장에 지각변동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개인 PC 시장에까지 진출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또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해당 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9.6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의 16GB LPDDR5X(고성능 저전력 D램) 메모리 8개가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증가 및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 파운드리 수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N1 X 칩 개발에는 대만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도 참여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고위 임원들과 대만 미디어텍 본사를 방문, 릭 차이 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韓기업과 포차 만찬…건배사 ‘한국의 AI를 위하여’=앞서 황 CEO는 전날 삼성, SK하이닉스, LG, 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 실무진과 엔비디아의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남을 가져 화제를 모았다. 황 CEO는 “한국은 우리 생태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한국 방문을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소맥’을 즐긴 황 CEO는 로보틱스 분야 투자 가능성도 시사했다.

황 CEO는 전날 오후 대만의 한 현지 식당에서 열린 국내 기업들과의 만찬 행사인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오후 7시께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는 모든 안주가 100 대만달러(약 4800원)에 나오는 포차식 술집 ‘르어차오’에서 2시간 이상 진행됐다. 젠슨 황 CEO의 소탈한 성격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황 CEO는 한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한국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한국은 훌륭한 생태계를 갖고 있고 기업들도 매우 뛰어나다. 칩, D램, 과학, 로보틱스, AI(인공지능) 팩토리 등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황 CEO는 구체적인 투자 분야로 로보틱스를 꼽았다. 엔비디아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두산 등과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로 협력을 확대 중이다.

황 CEO는 “한국에 로보틱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상상력과 창의력, 야망(꿈)은 매우 크지만 손발(노동인구)이 부족해지는 상황”이라며 “AI와 로봇이 한국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의 첫 번째 건배사도 ‘한국의 AI를 위하여’였다.

▶‘GTC 서울’ 생기나=황 CEO는 서울에서의 GTC 개최 가능성도 시사했다. GTC는 엔비디아의 연례 AI 개발자·산업 컨퍼런스로 매년 미국, 대만 등에서의 개최를 통해 AI 등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매년 미국, 대만 등에서 GTC를 열고 AI 등 미래 비전을 발표해왔다.

황 CEO는 “한국은 오래전부터 e스포츠와 PC방 문화의 중심지였고, 지포스 초기 시절부터 나와 매우 가까운 곳”이라며 “한국(서울)이 원한다면 기꺼이 GTC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GTC가 끝난 이후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올해 엔비디아는 좋은 한 해를 보냈고, 한국 파트너들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은 매우 바쁠 것으로 예상돼 이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방한 목적을 밝혔다.

황 CEO는 대만 일정을 마친 뒤 한국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 회동, 간담회 등 다양한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5일 서울 성수동에서 삼겹살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한 기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회동 일정에 대해 황 CEO는 “말할 수 없다”면서 “제일 중요한 건 한국에서 치킨도 먹고 삼겹살을 먹는 것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기꺼이 그러고 싶다”고도 했다. 타이베이=박지영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