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개발 공급 정책, 부동산 표심에 반영
당지도부와 거리두기…개인기로 승리 거둬
5선 시장 타이틀 ‘차기 野 대권주자’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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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에 역전승을 거뒀다. 오 후보는 초접전 끝에 정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며 서울시장 선거 사상 첫 5선 고지에 올랐다. 임세준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대역전극을 쓰며 5선에 성공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비판과 권력 견제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오 후보가 속도감 있게 추진하던 민간 주도의 정비사업이 시장 교체로 중단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당지도부와 거리두기를 하며 순전히 오 후보 ‘개인기’로 치러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출구조사가 발표된 4일 오후 6시. 오 후보 캠프가 있는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 8층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캠프 관계자들의 표정은 굳어졌고 지지자들 자리에서는 한숨 소리가 터져나왔다. 정원오 53.5%·오세훈 42.9%(JTBC), 정원오 51.4%·오세훈 46.0%(방송3사). 모두 오 후보가 열세였다. 출구조사 발표 후 10분 정도가 경과하자 앞 열의 캠프 관계자들은 대부분 자리를 떴다. 당시 캠프 고위관계자는 “개표상황이 진행중이다”며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를 앞둔 선거 일주일 전까지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에게 뒤처졌다. 개표 초반만 하더라도 정 후보는 오 후보를 30%포인트 이상 앞섰다. 개표율이 50%가 넘어서도 정 후보와 오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20%포이트 이상 차이가 났다. 열세상황은 개표율이 70%가 넘어수야 뒤집어졌다. 이날 새벽 5시가 다되자 두 후보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오전 7시 20분께 오 후보가 48.66%, 정 후보가 48.62%로 역전하며 두 후보의 지지율은 골든크로스를 그렸다.
선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오 후보는 선거 직전 치러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에 열세였다. 오 후보는 선거 운동 초반 정 후보의 과거 폭행 사건 관련 의혹을 공격하며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철근 누락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다시 공세에 시달렸다. 3명의 사망자를 낸 서소문 고가 철거현장 붕괴사고는 대형 악재였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오 후보는 이 사고로 이틀간 선거운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인 강남, 서초, 송파, 용산 외에도 강동, 영등포, 동작 등에서 정 후보를 앞섰다. 대부분 한강벨트 지역으로 정비사업과 개발사업에 민감한 곳이다. 오 후보의 대표 정책인 한강르네상스로 수혜를 받은 지역이기도 하다. 오 후보는 오는 2031년까지 31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중 27만호가 한강벨트에 집중돼 있다. 정 후보도 오 후보에 맞서 ‘착착개발’을 들고 나왔지만 한강벨트 표심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 후보의 공약은 ‘민간 주도’에 방점이 찍혔고, 정 후보 의 공약은 ‘민간 주도와 공공 주도’가 함께 강조됐다.
정권견제론도 주효했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인 지난 2일 용산 효창공원역 앞 기자회견에서 “한쪽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나라보다 양쪽이 서로를 견제하는 나라가 더 안전하다”며 “대한민국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마지막 안전판 하나를 남겨달라. 최후의 보루 서울만은 남겨달라”고 말했다. 오 호부는 선거일인 3일에도 “플라톤의 말대로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게 투표하셨나요”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글을 공유하며 “이래서 시민 여러분의 투표가 필요하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선거 초반 부터 ‘윤어게인’ 세력과 거리두기를 한 것도 승리의 한 원인으로 평가된다. 오 후보는 당지도부의 인적쇄신을 요구하며 광역단체장 공천 신청을 두차례나 미루며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오 후보는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에 반대하는 ‘윤 어게인 반대’ 결의문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오 후보가 선거 기간 중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합동유세를 한차례도 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 후보는 당 지도부와 관련된 질문에 “각자 역할이 있다”고만 답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2010년 선거가 재현됐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오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으 접전끝에 서울시장 당선을 확정했다. 개표 초반에는 오세훈 후보가 리드했지만 개표 2시간 여 후인 2일 오후 9시가 지나면서부터 한 후보가 선두를 내줬다. 이후 격차를 벌려나간 한 후보는 사실상 승리를 공식 선언했고, 패색이 짙어진 오 후보는 이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남 3구의 개표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오전 4시를 넘기며 오 후보가 한 후보를 역전했고,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오 후보는 결국 한 후보를 0.6%포인트(2만6412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오 후보는 5선에 성공하며 사실상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오 후보는 그간 인터뷰에서 보수 혁신 역할에 대해 “시장으로서 당 상황에 대해 말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오 시장의 보수 혁신의 주요 스피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오 후보 당선이 될 경우 국무회의 참석해 이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고 수차례 밝혀 온 것도 주목된다. 오 후보는 지난 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저에게 한 번 더 서울시장직을 허락해 주신다면 민선 9기 시작 직후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서울시민 5대 명령’을 대통령 앞에서 설명하고 관철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밝힌 ‘5대 명령’은 3대 긴급 부동산 정책 개선안과 2대 민생경제·민주주의 회복 제언을 담은 ‘3부2민이다. ‘3부2민’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정상화, 전월세난 해결을 위한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부동산 세금폭탄 예방 장치 마련, 서울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도권 규제 완화. 공소 취소를 저지해 민주적 가치를 수호다.
특히 오 후보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 “서울 중위가격 이하 1주택의 세 부담을 물가상승률 이하로 제한하고 재산세는 현재 주택가격 수준을 반영해 과세표준 구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모두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 후보가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게 되면, 향후 정치판은 ‘이재명 VS 오세훈’의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박병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