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코인으로 세탁…56명 무더기로 잡혔다 [세상&]

코인 사고팔며 2만4500차례 불법 환전
캄보디아 거점 168억 원 상당 자금세탁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16일 가상자산을 악용해 범죄수익금을 세탁하거나 외국인을 상대로 불법 환전을 한 관련자 56명을 검거하고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챗 GPT 이용해 제작]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가상자산을 악용해 범죄수익금을 세탁하거나 외국인을 상대로 불법 환전을 한 관련자 5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해 국내외로 빼돌린 일당 23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일당 중 범행을 주도한 핵심 자금세탁책 2명은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과 별개로 외국인 관광객 등을 상대로 무등록 환전 영업을 하며 불법으로 수익을 챙긴 환전상 33명도 특정금융정보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가상자산으로 자금세탁을 벌인 일당은 2024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약 2만4500차례에 걸쳐 테더 코인을 사고팔거나 국내외 거래소 간 전송하는 방식으로 총 168억원 상당을 불법 환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수익금 가운데 6억5000만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이 이번에 붙잡은 23명은 크게 두 조직으로 나뉜다. 한 무리는 캄보디아 피싱 조직의 범죄수익금을 가상자산으로 국내로 들여와 현금화한 후 보이스피싱, 투자사기 등에 악용했고 다른 무리는 국내 피해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해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조직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조직은 캄보디아 피싱 조직의 범죄수익금을 국내로 들여온 자금세탁 조직이었다.

경찰이 구속 수사 중인 중국인 A(45)씨 등 9명은 총책의 지시에 따라 캄보디아 후이원그룹의 결제시스템인 후이원페이 등을 통해 140억원 상당의 테더를 전달받았다. 이걸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한 뒤 유령법인 명의 계좌 등으로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세탁된 자금은 또다시 1만1000여개 계좌를 거쳐 투자사기 조직이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한 미끼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140억원 규모 자금세탁 조직의 총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

조직은 해외 거래소에서 140억원 상당의 테더 코인을 전송받아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한 후 그 대금을 총책이 관리하는 유령법인 계좌로 송금해 자금을 세탁했다. 이 과정을 도식화한 이미지.


반면 B씨 등 14명은 캄보디아에서 별도의 로맨스스캠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국내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테더로 매수한 뒤 후이원페이로 전송하고, 이를 캄보디아 현지 화폐로 환전해 조직 총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약 28억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는 대포계좌 등 310여개 계좌가 사용됐다.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조직원 가운데 피해자 79명으로부터 약 44억원을 가로챈 일당은 지난해 5~9월 사이 대구경찰청에 검거돼 이미 구속 송치된 상태다.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캄보디아 범죄조직 자금세탁 사건과 별도로 외국인 관광객 등을 상대로 수수료를 받고 가상자산을 이용해 63억원 상당의 불법 환전 거래를 한 무등록 환전상 33명도 추가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대행하거나 가상자산을 이용해 환전해주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을 악용한 자금세탁 및 불법 환전 범죄 근절을 위해 앞으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일 피싱범죄 피해 자산의 가상자산 세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국내 5대 가상자산 사업자와 피싱범죄 피해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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