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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에 제한이 걸린 미 대형 은행들이 곳간에 넘쳐나는 돈을 처리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이하 WSJ)에 따르면 최근 미 대형은행들이 넘쳐나는 돈을 쓸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올해 2분기 미 은행의 예금은 전분기 대비 1조달러, 6개월간 2조 4000억 달러나 증가했다. 이는 이전 기록을 5배나 넘긴 것으로 지난 1984년 당시 미 전체의 예금액과 비슷한 금액이다.
특히 JP 모건과 웰스파고 등 4대 대형 은행의 예금이 전체 증가폭의 30% 이상인 9000억 달러에 달했다.
예금이 급격히 늘면서 FDIC(연방예금보호공사)의 예금보험기금도 전체 예금의 1.3%까지 떨어져 법적 기준인 1.35%가 무너졌다.
예금 외에는 비대출 운용 부문의 매출도 7% 증가하면서 신기록을 세웠다. 부문별로는 투자은행의 증권 거래 및 모기지 부분 등의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 은행들이 넘쳐나는 수수료와 예금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2분기 실적 결과,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70% 나 줄어든 187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순익은 1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며 4대 대형은행인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그리고 웰스파고가 하락 폭의 절반을 차지했다.
은행들은 코로나 19에 따른 향후 손실 방지를 위해 1분기 530억달러에 이어 2분기 620억달러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전체 253개 은행이 올들어 ‘CECL(현행기대신용손실)’을 새 회계 기준으로 적용한 탓에 대손충당금이 9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미 4대 은행은 전체 은행의 반에 해당하는 330억달러를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
미 대형 은행의 대출 부서 관계자들은 “PPP 등으로 인해 예금이 크게 늘고 투자 불안심리에 따라 비대출 부분에서의 수익도 증가했지만 실제 돈을 사용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대출금리가 지난 1984년 이래 최저로 낮고 예금 비용을 조정하기도 전에 이자율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Fed)이 자사주 매입을 금지하고 배당에도 제한을 걸었다. 나아가 SBA를 포함한 실제 대출이 사실상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 돈이 들어와도 나가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이 많은데 쓸 수 없다는 것은 금융기관에게 좋은 뉴스가 아니다. 일단 예비금을 마련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는데 돈만 쌓아두다 보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대출)을 할 수 없어 순익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한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