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 공장에 임금 인상 통보…노조 결성 여파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미국 공장 직원들에게 임금 인상을 통보했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AP통신 등은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에 게시된 전단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테슬라의 모든 생산직은 새해부터 “시장 조정치의 임금 인상(market adjustment pay increase)”을 받게 된다. 다만 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테슬라의 인사 담당자는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테슬라 내 노조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테슬라가 임금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UAW는 지난해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와 협상해 성공적으로 임금 인상을 얻어낸 뒤 여세를 몰아 노조가 없는 테슬라와 현대차, 도요타 등 제조사 13곳을 상대로 노조를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UAW는 과거 수십년간 해외 자동차 회사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노조 결성을 시도했지만 실패해왔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테슬라의 이같은 조치에 “UAW의 노조 조직화를 저지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노조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테슬라의 임금 인상은 이 회사의 비용 절감 노력을 어렵게 만든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세계적으로 어려운 거시경제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면서 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테슬라에는 다른 악재도 있었다. 미국의 대형 렌터카업체인 허츠가 테슬라 차량을 포함해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2만대를 매각하고 내연기관 차에 재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은 이 회사가 이날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허츠는 지난달부터 전기차 매각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티븐 셰어 허츠 CEO는 “전기차와 관련한 비용 증가가 계속됐다”며 “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더 어려운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기차의 충돌 사고와 파손에 따른 수리 비용이 일반 차량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허츠의 이번 발표가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식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허츠의 전기차 대량 매각이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 하락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2.87% 하락한 227.22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불과 8거래일 만에 8.56% 떨어졌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