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된 차를 밟고 올라가 혼자 사는 여성의 집안을 훔쳐본 남성.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주차된 차를 밟고 올라가 창문을 통해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들여다본 남성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는데, 스토킹 범죄 등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법적 판단이 나와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일회성인데다 담을 넘지 않고 쳐다본 만큼, 주거침입죄 성립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내 차를 밟고 올라서서 여자 혼자 사는 집을 훔쳐보던 남자. 이거 스토킹 범죄 아닌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집 앞에 주차해 놓은 차량 윗부분에 정체 모를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A씨는 신고를 접수하려 근처 지구대를 찾았지만 경찰은 “큰 피해가 본 게 아니지 않나. 접수하기가 애매하니 컴파운드로 닦으라”며 돌려보냈다.

A씨는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해 주변 CCTV를 봤는데, 거기에는 한 남성이 자신의 차를 밟고 올라서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A씨는 “CCTV 영상을 들고 지구대로 갔고, 그제야 재물손괴, 주거지 침입으로 신고접수를 해주더라”며 “1층 세입자에게는 이런 상황을 알린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손괴 부위가 크지 않아 재물손괴죄 적용이 애매하고 문이나 담을 침입한 게 아니라 개방된 공간에서 그런 행위를 했기 때문에 주거지 침입으로 보기에도 애매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결국 남의 차를 밟아도, 밖에서 남의 집을 훔쳐봐도 저 사람은 형사사건으로는 아무런 죄가 없다는 걸로 들리더라”며 “차도 그렇지만 차를 밟고 혼자 사는 여자 집을 훔쳐보는 저 사람은 위험한 사람일텐데, 아무런 조치가 없는 거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문철 변호사는 “남성이 담을 넘어간 상황이라면 주거침입죄가 되지만 바깥에서 쳐다보는 건 처벌 못한다”며 “그 남성을 처벌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