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금지령’ 내릴 땐 언제고…바이든, 틱톡 계정 개설 선거운동 시작

개인 정보 유출 우려로 ‘사용 금지령’ 1년만

“국가 안보 우려에도 젊은 층 구애 의도” 분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 카운티 연합 입법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틱톡’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선거운동에 공식적으로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인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 정부로 유출될 것을 우려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린 지 1년만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은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프로 스포츠 최대 축제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열린 전날 틱톡에서 공식적인 대선 선거운동을 전격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틱톡은 미국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동영상 공유 앱이지만,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모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로의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백악관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연방 정부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 기기에서 틱톡앱 삭제를 지시했고, 상당수 주(州) 정부에서도 정부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 같은 움직임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의 핵심인 젊은 층에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속되는 지지율 부진에 더해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보관 의혹 사건을 수사한 특검이 고령에 따른 인지력 문제를 거론하며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틱톡 인플루언서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등 틱톡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 여론 환기를 위해 과거에도 틱톡 문제에 실용적으로 접근해 왔다.

2020년 대선 당시에는 틱톡에서 직접 캠페인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인플루언서들을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틱톡 포스트에서 미식축구를 주제로 문답을 펼치며 젊은 층에 다가갔다. 그는 슈퍼볼에서 격돌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중 누구를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응원한다”면서 “혼자 자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필라델피아 출신이다.

캔자스시티 치프스 선수이자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연인인 트래비스 켈시와 그 형이자 필라델피아에서 뛰었던 제이슨 켈시 중 누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엔 “어머니 켈시”라면서 “그녀가 맛있는 초코칩 쿠키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농담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무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전날 ‘슈퍼볼’ 정치 광고로, 집안 내부의 비판에 직면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그의 슈퍼팩은 700만달러를 사용한 정치광고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슈퍼팩 광고는 수천만 미국인이 지켜보는 고가의 광고로 유명하다.

광고 직후 케네디 전 대통령의 여동생 유니스 케네디의 아들인 바비 슈라이버는 “내 사촌은 광고에 삼촌과 내 어머니의 얼굴을 이용했다”며 “어머니가 경악할 일”이라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비난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슈퍼팩 광고는 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엑스 프로필 상단에는 해당 광고가 여전히 고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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