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사상자 불명”
‘사상자 78명’ 차량돌진 일주일만
최근 칼부림 등 대형 범죄 잇따라
19일 오전 8시께(현지시간) 중국 남부 후난성 창더현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흰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등굣길 학생·학부모들을 향해 돌진하면서 한 시민이 부상을 입고 바닥에 누워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남부 광둥성 차량 돌진 사건과 동부 장쑤성 대학 칼부림 사건 등 중국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연이어 일어난 가운데 남부 후난성에서 자동차가 초등학교 등굣길을 덮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현지시간) 후난성 창더현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흰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등굣길 학생·학부모들을 향해 돌진했다. 해당 SUV 운전자는 학생 학부모와 학교 보안요원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신화통신은 “다수 학생과 성인이 다쳐 땅에 쓰러졌고, 현장이 혼란스러웠다”며 “현재 구체적인 사상자 수는 불명”이라고 전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는 해당 초등학교 앞에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 등 여러 명이 쓰러져 있고, 학교 보안요원과 학생들로 추정되는 부상자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혼비백산한 학생들이 사방으로 뛰어가고 차에 치이지 않은 학생들이 쓰러진 다른 학생을 구하려는 장면도 있다. 학부모 등이 SUV 운전자를 끌어낸 뒤 둘러싸고 함께 짓밟는 영상도 유포됐다.
중국은 촘촘한 폐쇄회로TV(CCTV)와 당국의 통신망 관리, 엄격한 총기관리법 등으로 폭력 범죄 발생 빈도가 비교적 낮은 곳으로 꼽혔고, 중국 당국도 자국이 세계적으로 안전한 국가 중 하나라고 자부해왔다.
그러나 지난 9월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친 상하이 대형마트 칼부림 사건과 지난달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에서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친 흉기 난동 사건에 이어 이달 11일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78명의 사상자를 낸 체육센터 차량 돌진 사건, 16일 장쑤성 이싱시에서 25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학 칼부림 사건 등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16일 칼부림 사건의 범인인 21세 대학생이 취업과 노동 처우 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제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간 쌓인 사회적 불만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는 범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후난성 초등학교 차량 돌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웨이보에서는 11일 광둥성 차량 돌진 사건 범인이 SUV를 이용한 것을 모방한 범죄일 수 있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제기되는 등 유사 사건 재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광둥성 사건 이후 가해자 엄중 처벌과 함께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해결하고 극단적 사건 발생을 엄격하게 방지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