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창법·다장르”…임영웅은 어떻게 국민가수가 됐을까?

임영웅 [물고기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절제된 창법과 다양한 장르가 인기 비결.”

신드롬적 인기를 구가하며 명실상부 국민가수 반열에 오른 가수 임영웅의 음악엔 그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부담스럽지 않도록 절제하는 창법에 트로트에 국한하지 않은 레퍼토리의 다양함은 임영웅의 무기였다.

김희선 국민대 교수와 김희선(동명) 경기대 교수는 지난 달 30일 서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열린 제35회 한국대중음악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임영웅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분석해 발표했다.

임영웅의 창법은 전통적인 한국인의 정서와 맞닿은 ‘숨김의 미학’이 있었다. 감정을 겉으로 토해내지 않고 속으로 삼키는 방식의 창법으로 뭉근하게 이어지는 노래의 기운이 기존의 트로트 가수들과는 다른 특별함이다.

두 교수는 특히 이러한 특징이 임영웅을 세상에 다시 꺼낸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터 트롯’의 경연곡으로 선보인 노사연의 ‘바램’을 통해 드러났다고 봤다.

두 교수는 “‘바램’과 같은 곡은 음역의 폭이 좁고 대체로 낮아 자칫 내지르기 쉬운 노래인데, 임영웅은 후렴 중 크고 힘차게 부르다가도, 절제하며 삼키는 듯한 감정처리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임영웅의 이러한 창법이 노래에 다른 해석을 전달한다.

발음 또한 노래의 감성을 전달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임영웅은 읊조리면서도 정확한 발음 구사로 가사 전달력이 일품이다. 두 교수에 따르면 시옷(ㅅ), 쌍시옷(ㅅ) 등의 자음이 만들어내는 치찰음(齒擦音)이 대중가요 보컬에서 거슬리는 소리로 꼽히곤 하는데, 임영웅은 도리어 치찰음을 자주 활용한다.

임영웅은 2016년 트로트 가수로 데뷔, 2020년 ‘미스터 트롯’에서 우승한 직후 르토르 음악계의 세대교체를 불러왔으나 다양한 음악 활동을 통해 장르의 폭을 넓혔다. 록·댄스·힙합·포크·EDM에 이르기까지 장르 확장은 임영웅의 이름을 지우고 음악을 들으면 누구인지 구분을 못할 만큼 이질감이 없다. 특히 트로트 가수가 랩이나 댄스 음악 장르를 불렀을 때 나오는 특유의 트로트 창법으로 인한 거슬림이 전혀 느껴지지지 않는다.

두 교수는 이러한 점을 짚으며 “최근 임영웅이 댄스와 록 장르 곡에선 트렌디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발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영웅이 상암 월드컵 구장과 같은 스타디움 콘서트를 매진시키는 큰 팬덤을 보유한 것 역시 가수로서의 장점에서 나온다.

두 교수는 “팬들은 트로트 본연의 창법을 벗어나는 절제된 창법, 편안한 음색, 진정성 있는 목소리, 가사 전달력, 위로가 임영웅의 본질이며 임영웅을 사랑하는 이유”라며 “임영웅은 트로트를 넘어 아티스트의 면모를 갖추며 국민가수로서의 명성을 얻고, 임영웅이라는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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