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TA 면제, 내년 12월로 1년 연장
관광업체에 7000억원대 금융 지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위축된 관광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가 내년 관광 분야 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 전자여행허가제(K-ETA) 면제 연장,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검토, 관광업체 금융 지원, 대규모 행사 등 총력 대응으로 관광시장을 회복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6일 오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관광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10월까지 방한 관광객 수가 코로나 이전 94% 수준까지 회복하고 있었으나 계엄 여파로 12월 관광객 수가 1~11월 대비 15% 감소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관광시장 위축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내년 관광 예산 1조3000억원 중 70%에 해당하는 9400억원을 상반기에 집행할 방침이다. 올해 1630만명으로 잠정 추산되는 외래 관광객 수를 내년 1850만명으로 끌어올리고, 관광사업체 매출액은 2023년 24조4000억원에서 2025년 30조원으로, 국내 여행 지출은 같은 기간 37조8000억원에서 4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한 대행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국내 상황으로 관광업계는 방한 관광시장의 회복세가 꺾이는 것은 아닐지, 관광 시장의 불안정성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국제사회에 한국관광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시장의 활력을 위해 관광분야 내년도 예산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관광업계의 경영 안정을 위한 금융 지원, 특별융자, 부담 완화 등 긴급지원대책을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K-ETA의 한시 면제 기간을 내년 12월까지로 1년 연장하고,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 무비자 시행을 검토한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 등 6개국 단체관광객의 비자 발급 수수료 면제 기간도 내년 12월까지 연장한다.
‘코리아그랜드세일’, ‘비욘드 K-페스타’, ‘코리아뷰티페스티벌’ 등 대형 행사를 상반기에 전진 배치하고, 교육여행, 마이스관광, 의료관광 등 고부가 관광시장에도 주력한다.
‘케이(K)-관광로드쇼’, ‘오사카 엑스포’, ‘동계 방한 특별 캠페인’ 등을 통해 방한 캠페인도 펼친다. 내년 3월까지 방한 단체 관광객 5만명을 대상으로 여행자보험 무료 가입을 지원하고, ‘관광통역안내 1330’를 24시간 운영한다. 관광업체에 대해선 5365억원 규모의 일반융자, 1000억원 규모의 이차보전, 700억원 규모의 신용보증부 대출을 내년 1월부터 지원한다. 경영 안전망 구축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특별융자를 긴급 지원하고, 인력난 해소를 위한 비전문취업(E-9) 외국인력 고용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환도 논의한다.
대국민 여행 캠페인을 위해 ‘여행가는달’을 기존 6월에서 3월로 앞당겨 시행하고, ‘한국관광 100선’ 여행을 확산할 예정이다.
또 내국인 도시민박 도입으로 다양한 형태의 지역 숙박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외래객이 국내선을 통해 지방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1+1 항공 프로모션’과 연안 크루즈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아울러 소비재, 서비스업을 접목한 고부가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과 협력해 지도·예약·결제 서비스를 개선할 예정이다. 김현경·문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