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투자자 매도···개인은 매수
엔비디아 호실적에도 SK하이닉스·삼성전자 하락
“시장, AI 모멘텀 성장 가능성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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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민지] 코스피가 27일 0.7% 하락해 2620대로 밀려났다. 배당기준일을 하루 앞둔 배당락일 영향과 함께 엔비디아의 호실적도 코스피 대장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이끌지 못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9.34포인트(0.73%) 내린 2621.7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46포인트(0.13%) 내린 2637.63으로 출발해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 또한 전장보다 0.56포인트(0.07%) 하락한 770.8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 하락에는 배당락일 영향이 컸다. 28일을 배당기준일로 정한 종목만 44개로, 전날까지 해당 주식을 보유하면 배당금 수령이 가능하기에 배당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01억원, 2792억원을 팔았고, 개인은 4840억원을 사들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는 배당락일 영향에 대형주 낙폭이 확대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에도 SK하이닉스 주가가 2% 가까이 떨어지는 등 국내 반도체주도 약세를 보였다.
27일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1.87% 내린 19만92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장 초반 보합권 흐름을 보이며 방향성 없이 움직이다가 점차 하락세가 강해졌다. 삼성전자도 전장보다 0.53% 내린 5만6300원을 기록했다.
▷한미반도체(-0.4%) ▷주성엔지니어링(-2.4%) ▷이수페타시스(-4.32%) ▷테크윙(-4.89%) 등 다른 반도체주도 장중 방향을 바꿔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급등했던 액침냉각 업체 삼성공조는 1만8510원으로 1.26%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공조 주가는 개장 직후 14.06% 오른 2만85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내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삼성공조는 냉각유로 전자장비 발열을 해소하는 액침냉각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자동차용 냉각 시스템 개발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가 블랙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침냉각 업체를 찾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24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아침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11~1월) 393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380억5000만달러)를 3.3% 상회하는 수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첫 번째 블랙웰 출시 과정에서 몇 달 정도 지연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완전히 회복했다”며 “블랙웰 양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공조의 장 초반 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내 하락 전환해 1.49% 약세 마감했다.
세부 실적 내용과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간담회 내용에 대한 시장 분석이 이뤄지며 주가 방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컴퓨팅 수요 증대에 기반해 엔비디아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CAPEX(자본지출) 증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밝히는 등 클라우드 기업들의 투자 기조가 변화하고 있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여전히 강한 실적과 높은 인공지능(AI) 칩 수요를 보여줬다”면서도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 1~2년간 놀라운 상승을 보여준 AI 모멘텀의 추가 성장 지속가능성과 전방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추세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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